한 송이 꽃의 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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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송이 꽃의 삼매
  • 관리자
  • 승인 2009.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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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에세이; 나날이 새날 (4)

산간적멸 어느 토굴에서 지금이 순간도 가행정진에 여념이 없으실 선배님, 소식 듣지 못한 오랜 세월을 뛰어 넘어 선배님의 한 소식 향훈이 금방이라도 바람결에 실려올 것만 같습니다.

밤새 목청을 돋구던 풀벌레들은 스러지는 별빛 따라 잠시 소리를 접었습니다. 붉은 햇살이 산 안개를 뚫고 사람들 베갯머리마다 꿈을 깨우는 이 기각이면, 전 어김없이 활홀한 환상의 나들이를 합니다.

아미타경에 나오는 ‘언제나 새벽마다, 가지가지의 미묘한 꽃을 꽃바구니에 담아서, 다른 십만 억 불국토의 부처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其國衆生 常以凊各以衣械 盛衆妙華 供養他方 十萬億佛‘ 극락세계 중생들과 더불어서 말입니다.

한 선배님.
가장 확실한 얼굴로 삶의 하루의 지평을 열게 되는 새벽이야말로 자기 자신을 무한한 우주공간에 확대시켜 나가는 순간이 아니겠습니까. 산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창조와 생성의 진행이기 때문이지요.

유정무정 일체의 사물들은 더욱 높고 더욱 아름다워지려는 진화의지의 표현력으로써 스스로의 존재를 세상에 실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떠한 시간과 공간에서라도 삶의 표정은 항상 새로울 수 밖에 없고 또 새로워야 하는 것이지요.

순간순간을 영원으로 심어 나갈 때 비실제는 실제로 드러납니다. 소리없음은 소리로, 형상 없음은 형상으로 등등…. 나 개인이 우주의식에 도달하게 되는 과정에서, 존재하는 일체의 개성은 하나의 생명인 바다에 이르러 절대의 기쁨을 누리게 되고 이 우주는 신비에 가득찬 환희의 교향악을 연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럴 때 개인의 생명은 우주생명을 숨쉬게 됨으로써 화장찰해가, 극락세계가 바로 이 곳에 현전하게 되는 줄 압니다. 한 송이 꽃의 피어남도, 삼매에 들어 피지않음이 없노라시던 어느 큰 꽃밭을 일구어 주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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