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세간을 사랑하오리 -효동선원 원장 비구니정덕(正德)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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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세간을 사랑하오리 -효동선원 원장 비구니정덕(正德)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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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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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불사(佛事)

[1] 맑은 미소의 스님

82년 1월 추운 어느 날 오후, 그날따라 체감 온도는 더욱 떨어져 무척 추위를 느낄 때였다. 전화 연락을 미리 한 후, 편집실을 들어서는 비구니 스님이 있었다. 추운 날씨에 파랗게 백호를 친 머리에서 추워 보인다는 느낌보다는 광채가 나는 머리의 빛이 후광처럼 빛나 범인(凡人)으로서는 근접할 수 없는 근엄함이 풍기는가 하면 해맑은 미소를 머금은 표정에서 지우(知友)를 만난 듯 친근을 느낄 수 있었다. 내방의 요건인즉 잠실에 신축 중인 불광 포교당의 안내를 부탁하는 것이었다. 정덕스님과의 첫 대면이었다.

당시 스님은 공사장 곳곳을 찬찬히 둘러보면서 「현재 한국 불교가 대중에게 내세 울만 한 것이 무엇입니까? 옛날 조사(祖師)스님의 행적을 내세우고, 문화유산을 자랑하고, 호국불교가 어떻고, 또 민족사상의 주류가 어떻다는 식의 조상자랑만 하는 오늘날의 불교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처럼 대중과 호흡하며 부처님 법을 전할 수 있는 강당이 많이 필요합니다.」자신도 포교당을 신축하고자 부지를 확보하고 이곳저곳을 돌아보는 중이라고 했다.

[2] 노래하는 포교당

서울 평창동에 83년 9월부터 시작한 포교당 신축 공사는 이듬 해 11월 200평 규모의 번법 도량을 완공하고 효동선원(曉東禪院)이란 현판식과 함께 정덕스님은 포교의 첫발을 내딛기 시작하였다.

법회 개설은 물론 불교 합창단을 조직하고, 또 한국 불교 천육백 년사에 최초로 관현악단을 만들어 찬불가 보급에 열성적으로 뛰어 들었다. 그리고 불교 의식인 범패(梵唄)가 우리나라 3대 성악곡(가곡, 판소리, 범패)의 하나이면서도 불교 의식의 간소화라는 미명(美名) 아래 사찰마저도 도외시하는 등 인식 부족으로 널리 보급되지 못함을 안타깝게 여기고 범패 전수 모임인 옥천범음회(玉泉梵音會)를 유치하여 범패 강습을 매일 실시하고 있다.

『사실 2~30년 전만 하여도 어디 절에서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다룰수 있었습니까? 당시의 사고방식은 엄숙해야 할 절에서 노래하고 떠들면 유희로 간주되고, 노장 스님의 꾸중도 꾸중이려니와 불경(不敬)한 것으로 생각되어 감히 상상도 못할 때입니다.』

사실 그랬다. 심지어 절에서 라디오의 멜로디만 나와도 일반인까지 지탄을 할 때였으니까 지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의 생활변화이다.

음악은 세계 공통어란 말이 있듯이 불교가 보다 빨리 대중과 가까워 질 수 있고, 우선 누구나 쉽게 불교를 접할 수 있는 길은 음악이라고 생각한 스님은 포교당 개원과 함께 불교 음악을 통한 본격적인 포교 방법을 택한 것이다.

[3] 출가자로서의 원대한 꿈

어린 시절, 이 광수의 소설「꿈」,「원효대사」를 읽고 불교에 대한 깊은 감명을 받은 정덕스님은「원효대사」에 나오는 대안대사(大安大師: 571~644)의 행각(行脚)에 매료되어 곳곳을 다니며 탁발(托鉢)을 하면서 대안대사를 생각하였다고 한다. 대안대사는 원효대사의 스승으로 일정한 거처 없이 노숙하면서 신라 전국을 다니며 대안(大安)이요〈모두 편안하시오〉외치며 만행(萬行)을 하던 스님이시다. 그리고 현재 경주에서 한약방을 경영하면서 보육원인 대자원(大慈院)을 운영하는 조경규(趙慶奎)거사의 보살행에 큰 감명을 받고 자신도 출가자로서 중생을 위하여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의욕이 일어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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