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간화선이 형성되기 이전의 조사선(祖師禪)을 중심으로 공부해오다가 2002년, 한국을 방문한 우 빤디따 스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위빠사나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선(禪)에 위빠사나의 관법(觀法)이 오롯이 녹아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달마어록에 “마음을 보는 한 가지로 모든 행동을 다스린다”는 ‘관심일법 총섭제행(觀心一法 總攝諸行)’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듯이 마음을 보는(알아차리는) 관법은 모든 수행의 기본이다. 위빠사나의 관법이 천태종의 지(止: 사마타)와 관(觀: 위빠사나), 조사선의 정(定)과 혜(慧), 적적(寂寂)과 성성(惺惺) 등으로 이름만 달라진 용어 안에 고스란히 전해온 것이다.
2002년 6월 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소재한 보리수선원에서 가진 법문에서 우 빤디따 스님은 복부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방법을 예로 들면서, 마음챙김은 언제, 어느 곳에서나 활발하면서도 대상에 직면하고 있어야 한다고 설했다. 스님은 몸과 마음의 생멸(生滅)을 ‘있는 그대로 보는’ 여실지견(如實知見)을 통해 열반을 증득할 수 있다며 확신을 주었다. 법회가 끝난 후 가진 인터뷰에서도 당시 82세(현재 87세)의 노스님이 전해주는 불법에 대한 당당한 자신감과 자비심을 통해 위빠사나 수행의 실상을 엿볼 수 있었다. 스님은 전 세계 500여 수행센터에서 전해지고 있는 ‘마하시 위빠사나’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
“마하시 위빠사나의 특징은 좌선할 때 호흡에 동반되어 생겨나는 복부의 움직임을 일차적인 마음챙김의 대상으로 삼는 점입니다. 즉, 육체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적인 요소인 지수화풍(地水火風)의 네 가지 요소를 분명하게 관찰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마하시 수행법은 또한 좌선과 행선(行禪)에 동일한 비중을 둡니다. 행선은 몸을 천천히 움직이면서 걷는 동작에 마음을 집중하여 관찰하는 것을 말하지만, 넓게 보면 여기에는 몸의 모든 동작이 포함됩니다. 즉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깨어 있는 시간 전체가 수행시간이라 함은, 일상생활 중의 동작에 대한 관찰이 중요시되기 때문입니다.”
수행과 일상을 분리하지 말라
월간불광 과월호는 로그인 후 전체(2021년 이후 특집기사 제외)열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