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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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나그네
  • 관리자
  • 승인 2009.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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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나라 이야기 24

 

밭을 갈고 있는 농부

나그네가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떠도는 방랑자였습니다. 이곳저곳을 발길 가는 데로 떠돌았습니다.

어느 때는 끝없는 들판길을 걸었습니다. 들판에서는 농부들이 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었습니다.

『여보시오 농부, 농삿일 하기가 어렵지 않소.』

나그네가 밭을 갈고 있는 농부에게 물었습니다.

『왜 힘들지 않겠소. 보다시피 땀을 됫박으로 흘리고 있지 않소.』

농부는 흐르는 땀을 훔치며 대답했습니다.

『그래, 이렇게 고생해서 수확을 거두면 먹을 것은 충분하오?』

『충분할 게 있겠소.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하지요. 그것도 풍년이 들어야 양식이나마 수확하지 흉년이 들면 하루 두끼는 굶어야 하오.』

농부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밭갈기를 계속했습니다.

『쳇! 그런 농사를 뼈빠지게 뭐라고 짓나.』

나그네는 혀를 찼습니다.처음 드넓은 땅에서 열심히 일하는 농부를 보았을 때는

「아, 나도 농사나 지어 먹고 살까.」

하고 생각했었지만, 이제는 그런 마음이 달아났습니다.

 

숲속의 낮과 밤

나그네는 다시 길을 따라 떠났습니다. 들판이 끝나고, 작은 언덕을 지나자 제법 커다란 고갯길에 이르렀습니다.

산에는 나무들이 우거지고, 이 나무 저 나무 숲 속에서는 날짐승들이 푸드득거리며 날고, 새들은 고운 소리고 우짖었습니다.

『아, 참 좋구나. 천국이다. 여기가 바로 극락이구나, 극락이야.』

나그네는 고개를 오르며 연신 감탄을 터뜨렸습니다.

가파른 고갯길이었지만, 나그네는 힘든 줄 모르고 고개를 넘었습니다.

내리막길 경치도 그리 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나그네는 사뭇 감탄하여 연신 고개를 끄떡거리며 산고개를 내려왔습니다.

『그 고갯길 한번 좋구나!』

나그네는 여지껏 떠돌던 발길이 그중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왔던 것에 스스로 감사하며,

『역시 나는 여행하기를 잘했어.』

하고 중얼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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