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산양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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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산양의 지혜
  • 관리자
  • 승인 2009.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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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나라 이야기 (18)

옛날 히말라야 중턱, 밀림지대에는 수많은 산양들이 떼를 지어서 살고 있었습니다. 아침 햇살이 밝게 드리울 때면 모두들 동굴에서 나와서 떼를 지어 이곳저곳으로 몰려다니면서 푸르고 싱싱한 먹이를 찾아 나섭니다. 뛰고 걷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노라면 하루해가 그렇게 짧게만 느껴졌습니다.

황혼이 곱게 물들면 여기저기 흩어진 산양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한자리에 모여서 자기들의 보금자리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왔는지 여우 두 마리가 이 산양들이 살고 있는 부근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산양들이 다니는 길을 유심히 살펴두었다가 여우는 쉽게 먹이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산양들이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돌아오는 길목에서 피곤해져서 제대로 일행의 뒤를 쫓아오지 못하고 길을 잃었을 때가 간혹 있었는데, 그런 때마다 여우는 쏜살같이 어린 산양 앞으로 달려가서 ‘아유, 이 귀여운 산양님께서 길을 잃으셨군요. 몹시 피곤해 보입니다요. 제가 단숨에 달려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하고 등을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몇 날 동안은 한두 마리의 어린 산양이 없어지는 줄도 모르고 지났으나 날이 갈수록 어린 산양의 숫자는 눈에 뛸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누구라도 쉽게 알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산양 가운데 가장 영리한 어미 산양 한 마리가 ‘이것은 틀림없이 누군가에 의해서 계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일게야, 내가 앞장서서 그 원인을 밝혀야지.’ 하고 혼자서 생각했습니다.

먼저 어미산양부터…

이튿날 돌아오는 길에 어미 산양은 일행의 제일 꽁무니에서 조금 떨어져서 슬슬 걸어 내려 왔습니다. 중간쯤에 이르렀을 때였습니다. 어린 산양 한 마리가 다리가 아파 주저앉자 어디선가 여우 두 마리가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 나왔습니다. 그리곤 또 등을 내밀고 계획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어미산양이

“아아, 누구신가 했더니 여우님이시군요, 이 산 속에서 가장 친절하신 두 분이라고 익히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매일 우리 아기들을 보살펴주시니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 할지요.”

하고 공손히 인사를 했습니다. 여우는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그냥 태연히 내려갔습니다.

“여보, 이젠 그런 방법으로는 안되겠소.”

“그래, 꼬리가 길면 밟히기 마련이야. 그런데 큰일났군. 당장 내일부터 뭘로 양식을 하지. 지금까지는 걱정없이 매일 산양을 통째로 먹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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