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이상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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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이상주의자
  • 관리자
  • 승인 2009.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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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샘/조국 생명을 키우코자

입학한 지 얼마 안 되어 몇 건의 작은 문제들이 있어서 아이들의 행동이 눈에 뜨이기 시작했었다. 그러나 여름방학을 무사히 넘기고 겨울방학이 다가올 무렵, 반아이들이 슨 자성문(자성문) 속에서 두 아이는 특별히 두드러져 보이지 않았다. 한 아이의 글에 학교생활을 따분해 하는 마음이 엿보이기는 했으나 이런 것은 정도의 차이일 뿐,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공통되는 문제였다. 마음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곧 방학이 시작되니 그런 문제는 해소되리라 생각했다. 다른 한 아이는 자신의 게으름을 자책하는 내용이었다. 나는 1년간의 생활이 이 아이들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던 것이 겨울방학 소집일날 일이 터지고 말았다. 두 아이가 결석을 하여 집으로 전화를 했더니 가출를 했다는 것이었다. 부모님들이 호출되고 여기저기 알 만한 곳에 연락을 하고 마음을 졸이면서도 나는 믿었다.

며칠만 지나면 돌아올 것이다. 집과 학교가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세상이 얼마나 험한 곳인지 호된 맛을 보면 돌아올 것이다.

나의 이런 자신만만한 낙관과는 달리 아이들은 새학기 개학을 한 후에도 돌아오지 않았고, 두 아이의 사건은 결국 부모님의 자퇴서 제출로 끝나고 말았다.

한동안 나 스스로에게 이 일이 용남되지 않았다. 내가 담임을 한 아이가 가출을 해서 학교생활에 종지부를 찍다니···. 처음부터 이 아이들에게 이런 엄청난 일을 예상하게 하는 요소들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문제라고 해 봐야 다른 아이들보다 좀 자유분방했던 것에 불과했다. 나는 오십여 명의 아이들의 통제 때문에 그들의 행동을 제약하면서도 그 기죽지 않는 발랄함을 사랑했다. 아이들도 그것을 알고 있으며 나를 이해한다고 믿었다. 밝고 건강했으며 자기 표현도 잘하고 성적도 좋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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