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것과 받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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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것과 받는 것
  • 관리자
  • 승인 2009.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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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정신위생

 한 5, 6년 전 일인가보다. 철학회에서 미국 모 대학의 동양어 학과의 주임교수로 있으면서 불교를 연구하는 교수가 동서의 신앙을 비교하는 강연을 들은 일이 있다. 그 요지는, 서양에는 신앙과 지혜가 분리되어 있는데 동양에서는 분리가 안 되고 일치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통역을 하는 한국 교수가 대부분의 우리나라 교수들처럼 서양철학만 공부하고 동양사상을 모르기 때문에 통역이 잘 되지 않았다.

 강연이 끝나고 불고기집에 가서 소주를 마시면서 인사를 나누고 귀국하기 전에 한번 만나기로 하고 시간을 내어 호텔로 찾아 갔었다. 그는 마실 것을 시키면서 늘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주기만 하고 받는 것이 없으니, 염증이 난다 재미가 없다는 느낌으로 들리는 보오링이라는 영어를 쓴다. 나는 늘 환자들을 치료할 때 말한 핑퐁을 가지고 예를 들어, 주는 것과 받는 것에 구별이 없다고 얘기해 주었다. 한편에서 서브를 넣어주면 그 공을 잘 받아 넘기는 것이 곧 주는 것이다. 잘 받는 것이 곧 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더니 장황한 나의 설명을 듣고 이해가 되는 듯하더니 얼굴에 생기가 돌고 눈을 반짝이면서 자기 사촌이 정신치료를 한다면서 미국인의 정신치료에 불만을 토로했다. 헤어져서 돌아올 때는 명랑하고 정중한 태도로 굳이 승강기까지 따라 나와서 전송을 했다.

 그 후 미국에 돌아가서 한번 꼭 자기 대학을 방문해 달라고 3년간 편지가 왔었다. 마침내 79년에 암스테르담에서 제 11차 국제정신치료학 회에 참석하고 서독과 영국을 거쳐서 뉴욕에서 강연과 제자 후배들과 만난 후 그 친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로 가게 되었다. 내가 온다고 휴가를 중단하고 기다리고 있다는 전화가 왔었다. 비행장으로 마중을 나와 내 짐을 싣고 숙소로 안내하여 내가 부탁치도 않았던 정신과교수 심리학교수 들과의 약속, 연구소 견학, 한국인 중국인등이 하는 정신건강상담소, 그곳에서 제일 큰 미국선원에서의 강연까지 약속을 해둔 시간표를 내게 주는 것이었다.

 여러 가지 많은 수확이 있었으나 정신건강상담소에서는 중국인 심리학 박사가 소장이고 한국인 3세 젊은 유능한 정신과 의사가 자문 의사로 있고, 중국인 한국인 직원들이 주로 있어 우리의 도(道)와 서양의 정신분석이나 정신피로에 관한 강연을 하니 서양교육만 받고 동양 것을 모르다가 동양에도 그런 것이 있구나 생각이 되어 좋아하는 그들을 보며 나도 기뻤었다. 그곳에서 제인 큰 선원을 원래 일본인 승려가 시작을 했는데 입적하고 나서 부인만 남아있다. 미국인 제자가 스승의 전신상을 조각한 것을 안치하고 있고 지금은 지도법사는 없고 미국사람끼리 하고 있다. 예불의식은 일본식을 답습하고 있고 농장과 식당을 경영하고 농장에서 재배한 소채를 파는 가게를 경영하고 있으나 아주 잘 되어 전에는 기부금으로 운영을 했는데 현재는 확장에 소요되는 자금이 아니면 자급자족이 되는 단계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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