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정신위생] 집과 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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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정신위생] 집과 정신건강
  • 이동식, E 벤즈
  • 승인 2009.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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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유교에서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가르쳤다. 수신이란 자기 마음을 속이지 않는 것, 성실하고 바른 마음을 가지는 것을 근본으로 삼았다. 또한 효(孝)로써 천하를 다스리는데. 효는 부모에게서 받은 육체를 손상하지 않는 것이 시작이고, 도를 닦아서 인격을 성숙시켜 이름이 나서 부모를 빛나게 해드리는 것이 효의 끝이라고 하고 있다.

효경에서 말하는 효는,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을 손상하지 않고 잘 보존하고 단련하고 발달 성숙시켜서 요사이 말로 하면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자기실현(自己實現)내지 자기 완성을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식인들은 효란 거꾸로 자기를 죽이고 부당한 부모에 굴종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는 이들이 있다. 또 미숙한 나이만 먹었지 마음이 자라지 못한 부모는, 자식이 부모에 봉사하는 것만을 효로 생각하고 자신이 자신의 부모에 효하는 것을 망각한다든지, 부모로서 자식을 사랑하고 아끼고 봉사하는 것이 효라는 것을 모른다. 형제나 친척, 이웃, 심지어 타민족, 삼라만상에 대한 사랑도 효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바른 효가 된 사람은 마음가짐이 그렇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에서 마음을 맑게 하는 데 집중을 하게 되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효의 목표나 수신의 목표가 심신의 단련, 인격의 성숙이고 따라서 가정이나 사회에 봉사하는 것이므로, 효는 곧 정신건강을 의미하는 것이고 정신이 건강하면 그것이 곧 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효는 좁은 의미로는 부모에 대한 효이지만, 넓은 의미로는 자기 인격을 성숙시켜 가정과 사회에 봉사하는 것이고 유교에서는 인(仁)이 목표이기도 하다. 공자도 효제(孝悌) 즉 부모형제 관계를 바로 하는 것이 인의 근본이라고 했듯이 인격의 성숙은 주로 가정에서 기초가 닦아진다. 요사이 서양의 정신의학, 심리학, 문화인류학에서도 사람의 사회관계는 자랄 때 가정 내부에서의 가족관계가 결정한다고 한다. 심지어 국제간의 분쟁도 개인의 가족관계의 잘못해서 연유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지로 우리 정신과의사. 특히 정신치료를 하는 정신과의사가 환자를 정신치료를 해보면 이런 동과 서에서 주장하는 진리가 얼마나 정곡을 찌른 말인가 하는 것을 현미경적으로 정확하게 볼 수가 있다. 전에 나에게 정신치료를 받다가 많이 좋아지려고 할 때 취직을 해서 치료가 중단되었다가 다시 치료를 받다가 중지하고 있던 대학원학생이, 얼마 전에 대학 4학년에 다니는 자기 막냇동생이 불안해서 미칠 것 같다고 한다고 오지 않으려고 하는 걸 억지로 데려온 일이 있다.

첫날 면담을 하고 가서는 다음 치료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 그 전에 만나고 싶다고 전화가 와서 시간을 내어주어 만나서 몇 번 정신치료를 하고 나니 다 나은 것 같다고 했었다. 일주일에 세 번 하던 치료를 줄였다가 또 세 번을 하고 있다. 이 학생의 경우는 지방의 중소도시에서 아버지는 군인생활을 하고 어머니가 시장에서 가게를 하고 있었다. 그 때에는 가게 위층이 집이라 늘 어머니하고 떨어지는 일이 없이 살다가, 국민학교 이학년 때 부모가 자녀들의 공부를 위해서 솔가해서 서울로 올라왔었다. 처음에는 친구들도 집으로 데리고 와서 놀고 별로 불만이 없이 지냈으나 국민학교 삼학년 때부터는 부모가 집장사를 해서 종일 집을 비우기도 하고 부부싸움이 찾아서 친구를 집으로 데리고 올래도 친구들과 놀고 있는 동안에 언제 돌발적으로 싸움을 하게 될지 몰라 친구들 앞에 창피하다고 친구를 집으로 데리고 오지 않았다. 또 이때 서울서 제일 유명한 덕수학교에 전학을 시켰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이나 그네들의 부모나 집안과 비교가 되어 더욱 열등감을 느끼고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고독에 빠지게 되어 식구들 특히 어머니와 형들을 죽이고 싶은 감정에 빠지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점점 소외감을 느끼게 되었다, 공부를 잘 한다고 사형제 중에서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국민학교 4~5학연부터는 바로 웃 형이 전에는 공부를 못해서 대우를 받지 못했는데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인정이 되니 형과 어머니가 더욱 미워지고 소외감이 더해졌다. 중학교 이학년부터는 소외감을 견딜 수가 없어 스스로가 남보다 잘났다고 생각하고 고립이 되는 것을 오히려 자랑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니 고등학교 때는 공부도 잘 안되어 원래는 제일 입학하기 어려운 대학교의 법과를 갈 수 있었으나 못 가고 그 다음가는 대학의 법과에 입학을 했다. 그런데 학문을 하느냐 사법고시를 치느냐 고민을 하게 되어 친구의 고시를 하려나 어쩌라냐는 물음에 학문을 하겠다고 한 후에는 학문을 하려고 해도 불안하고, 고시를 하려니 친구의 눈치가 보이고 하는 갈등을 못 이겨 미칠 것 같은 상태에 빠져 병원을 찾게 된 것이었다. 그는 어머니가 어려서부터 늘 판사가 되라고 했기 때문에 고시를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치료를 진행함에 따라서 밝혀진 것은, 그 병이 부모가 자주 싸우고, 집에 없고, 친구를 잘 사귈 수 없고, 어머니의 사랑을 독점할 수 없어서 생겼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때로 되돌아가고 싶은데 되지 않으니 병이 되는 것이다. 이 점은 모든 노이로제가 공통적이다. 불가에서 모든 인생의 고통은 어머니 뱃속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데서 온다고 하는 것과 일치한다.

현재는 이 학생은 자기 마음의 진실에 직면할수록 잘났다는 생각은 없어지고 열등감을 더 느끼는 단계에 있다. 열등감의 원인을 깨닫고 현재는 그렇게 느낄 필요가 없고 아직도 어머니에게 매달려 있는 것을 깨닫고 부모에 매달릴 것이 없고, 부모에게는 필요한 돈을 공급받는 것 외에는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정서적으로 독립이 되면 치료가 끝나게 된다.

환자치료를 하다 보면 모든 환자가 병의 원인이 가족관계, 특히 부모, 그 중에도 어머니 또는 배우자와의 관계가 잘못되어서 병이 난다. 이 가족관계가 잘되어 있다 없다는 어른이면 직장에서 퇴근한다 할 때 빨리 집에 가겠다는, 학교에 다는 학생이 수업이 끝나고 학교때 빨리 집으로 가겠다는 느낌이 나면 가족관계가 그렇게 나쁘지 않다. 그러나 직장인이 퇴근할 때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안 나는 것은 식구들이 자기를 반겨주지 않거나 마누라의 바가지가 심하거나 어른들을 모시고 있으면 고부간의 갈등, 자녀들의 불평 등의 문제가 기다리고 있으면 발이 딴 곳으로 옮겨진다. 문제가 있는데 해결도 못하고 다른 출구(出口)도 찾지 못하면 병이 된다. 이 학생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집에서 반겨 줄 사람이 없거나 겉으로는 반겨주나 자기를 이해해주지 못할 때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같은 처지에 있는 아이들과 어울려서 비행청소년의 길로 흘러가게 된다.

집이란 사람을 만들어 내고 세계평화를 좌우하는 곳이고 집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은 주로 주부가 좌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부의 위치가 가장 중요하고 주부와 다른 식구들의 위치가 바로 되어 있어야 한다.

孝의 근본을 알게 되면 부모형제난 친척, 이웃뿐만 아니라 온 세상 삼라만상에도 깊은 사랑을 갖게 된다.
가정의 평화란 그 가족원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평화도 가정평화가 있어야만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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