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세의 영예와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생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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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의 영예와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생들을 위하여
  • 관리자
  • 승인 2009.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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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수상

 부처님의 크나큰 가르치심을 한갖 중생으로서 그 큰뜻과 깊은 속셈을 정확하게 허아리고 가늠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별로 내세울것도 없는 짧디짧은 나의 조그마한 지식으로 부처님의 가르치심이 이렇다거니 저렇다거니 자주 되뇌이는 것은 나의 미숙하고 미거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 오히려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사전에 에방하는 길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바로 이 자리에서 나는 붓을 놓고 반야심경(般若心經)을 외우면서 입을 다물고 조용히 물러나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다'는 옛말처럼 원고 청탁을 받고 거절하지못한 어리석음을 또다시 저지르고 말았다.

 이야기는 25년전 쯤으로 거슬러 간다. 전라남도 해남 대흥사로 가을 단풍구경을 간적이 있었다. 산자수명(山紫水明)한 대흥사 경내엔 목포 근처에서 오신 교회목사님들 일행이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그속에 포근하게 자리잡은 절들을 구경하다가 나이가 지긋하신 주지스님이 불경을 외우면서 지나가는 것을 붙잡고 하는 말이 "스님! 오묘하다고 하는 불교교리는 도대체 어떤 것입니까?"하고 물었다.

 그 스님은 못사님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소승이 감히 어떻게 부처님의 크신 뜻을 헤아릴 수 있겠사옵니까. 다만 태평양의 물맛을 알기위해 태평양의 물을 모두 다 마시지않고 목포 앞바다의 물을 한 숟가락 떠서 맛을 보아도 된다고 하신다면 소승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고 하며 그때서야 목사님들을 쳐다보았다. 목사님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이 이 스님은 땅바닥에 돌로 원(圓) 그리고는 법당으로 발걸음을 옮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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