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불교는 변화의 키워드를 화두로 잡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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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불교는 변화의 키워드를 화두로 잡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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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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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특별대담 / '변화'의 키워드로 본 우리 불교

일시 : 2008년 12월 17일 오후 5시

장소 : 불광교육원 도서관

사회 : 류지호 (월간 「불광」 주간)

대담 : 서광 스님 (미국 보스톤 서운사 주지), 손석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손석춘 -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언론개혁시민연대 창립공동대표, 연세대 겸임교수(언론학 박사)를 역임했다. 저서로 『주권혁명』, 『신문 읽기의 혁명』 등이 있고, 장편소설집 『아름다운 집』, 『유령의 사랑』, 『마흔아홉 통의 편지』 등을 발표한 소설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서광 스님 - 운문사 명성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미국 보스톤 서운사에 머물며, 불교수행법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최근 ITP(Institute of Transpersonal Psychology)로부터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문화와 불교를 통한 정신적·신체적 웰빙 사상과 문화예술을 영어권에 알리기 위해 ‘한국문화와 선(Korean Culture and Zen)’이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서, 자료의 발굴·수집과 영역 준비작업 중이다. 현재 동국대에서 강의를 맡아 국내에 잠시 머물고 있다. 저서에 『현대심리학으로 풀어본 유식삼십송』, 『현대심리학으로 풀어본 대승기신론』, 『마음의 치료』, 『한영불교사전』 등 다수가 있다.

우리 불교에 대한 이미지

류지호 ▷ 스님은 오랫동안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공부와 포교활동을 하신 분이라 우리 불교를 더욱더 객관적으로 보실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 불교에서 느껴지시는 것이 무엇인지요?

서광 스님 ▷ 글쎄요, 제가 받은 인상을 한마디로 말씀드린다면 균형 혹은 조화가 깨져버린 혼란의 이미지라고나 할까요. 불교가 어느 틈엔가 정신적인 리더십을 상실해버려서 사회를 주도하는 면에서 상당히 아웃사이더로 밀려났다는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또 한 가지는, 사회·교육·정치 등에 대한 불교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확실한 진단과 검증 없이 외형적으로만 어떤 획일성을 강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류지호 ▷ 역시 공간적으로도 불교 안팎을 자유롭게 넘나드시는 분이라 날카롭게 본질을 꿰뚫어보시는 것 같습니다. 스님이 느끼시는 혼란스러움은 불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퍼져 있는 문제라고도 생각됩니다. 이번엔 사회에 대해 날카로운 안목을 지니신 손 원장님께 여쭙겠습니다. 지금의 우리 불교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손석춘 ▷ 한국불교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가장 큰 변화의 전환점을 마련했던 계기는 아래로부터 총무원장을 교체했던 94년 종단개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저는 취재 현장에서 한국불교가 비로소 역사적·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그로부터 15년이 흘렀는데 과연 그때 중생과 더불어 현실문제를 풀어가고자 했던 종단개혁의 의지들이 현실 속에 얼마나 구현되고 있는지를 냉철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솔직히 상당히 희석되어버린 느낌이거든요.

서광 스님 ▷ 손 원장님이 계기는 마련되었는데 15년 동안을 지켜보면 희석되어버린 느낌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손석춘 ▷ 불교가 94년 종단개혁의 정신을 구현하지 못하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습니다만, 가장 큰 요인은 부유해진 절 살림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사의 형태가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쪽으로 나아가기보다는 승단 내부의 불사로 지나치게 흘러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서광 스님 ▷ 그렇다면 기독교는 불교와 달리 그런 교세 확장보다 사회적 참여를 더 많이 했나요?

손석춘 ▷ 외형적인 규모로 따지면, 어마어마한 대형교회가 말해주듯이 기독교가 불교보다 더 심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는 교회를 대형화시키는 데 주력하면서도 민중신학이라는 흐름을 통해 사회적 문제에 적극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그에 반해 불교는 과거보다 물질적인 토대는 훨씬 튼튼해진 데 비해서, 불교의 정신적·물적 자원을 사회적으로 회향시키는 사업들을 전개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 문제에 대한 불교적 담론도 생성해내지 못했고요.

서광 스님 ▷ 제가 출가 전 교회를 다녔을 당시에도 목사님의 설교가 신도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하면 목사님의 위치나 지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우리 불자들은 긍정적으로 보면 굉장히 너그러운 것이고, 부정적으로 보면 법문을 하는 재가 법사나 출가 수행자가 좀더 긴장하고 노력하지 않는 풍토에 일조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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