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唯一無二한 生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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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唯一無二한 生의 역사
  • 김은우
  • 승인 2008.01.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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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한 해를 맺는다

 이상하게 똑 같은 날 똑 같은 시간이 반복되는 것 같으면서 사람의 마음 속에서는 언제나 그 날과 시간이 똑같은 뜻을 가지고 있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같은 하루 중에도 아침 먼동이 트이고 새벽 잠에서 깨어 일어날 때가 다르고 저녁 해가 저물어 가서 밤이 이슥하여 자리에 누울때가 다릅나다. 날뿐이 아니라 달도 달라지게 마련된 것 같습니다.

 일년 열두달 중 정월달이나 섣달은 확실히 딜라지는 것을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해 마다 맞이하는 정월달인데도 해마다 새롭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일년에 마지막 달인 섣달도 해마다 똑같게 맞는 섣달입니다만 매번 달라지게 마련인가 봅니다.

 도대체 무엇이 사람으로 하여금 똑같게 반복되는 자연현상의 물리적 변화를 질적으로 다르게 만들수 있을까요?

 그것은 비록 반복되는 물리적인 자연현상이지만 그 물리적인 현상 하나하나가 독특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될때 비로소 질적으로 다른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의미는 어떻게 생겨나는 것입니까. 의미는 같은 것이 기계적으로 반복 될 때 생겨나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되풀이되지 않고 무엇과 바꿔질 수도 없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한 것일 때 비로소  참 가치가 인정되는 것입니다. 도대체 그런 유일무이한 존재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인간이라것 자체의 존재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람이야말로 아무리 허접쓰레기 같이 얼른 보기에 보잘것 없는것 같아도 그 하나하나의 엄연한 역사적인 존재라는 거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은 그가 살고 있는 순간 하나하나가 결코 되풀이되지 않는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인생이란 어떤 때는 길고 지루하다고 생각되지만 사질은 한 순간이 새롭고 하루가 새로운 것입니다.

 그러니까 엄격히게 말해서 사람이란 매일 같이 새로 생을 새롭게 시작하고 그 날의 생을 그 날의 생으로 끝을 맺어 묶어 놓는 생의 작업의 계속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예민하게 생각하면 인생이란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서 날마다 끝을 맺으며 살아가는 하나의 생의 기적의 연속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일년의 마지막 달을 맞게 될 때는 365개의 기적같은 새로운 생을 크게 묶어놓고 그 해의 생에다 페리오드를 찍는 것입니다. 한 문장이 끝났을 때 찍는 점과 같습니다. 한 문장이 끝나면 반드시 다음 문장의 시작을 예상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생각하면 사람의 한해 한해의 생이란  마치 백지에다 자기의 생의 역사적 기록을 찍어 가는 가는 것과 같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인간이란 어떤 것입까. 이 지구 위에 마구 내어 던져진 고아 처럼 자기의 생의 의미를 모르고 있습니다. 자기가 어떤 존재인지 모르고 있습니다. 유일무이한 역사적인 존재라는 것을 자각하지 않기 때문에 파리와 같이 흔해빠진 값싼 존재라고 자포자기하고 자학하는 사람이 너무도 많습니다.

 남을 사랑하기는 커녕 남에게 사랑도 받을 자격이 없는 무력하고 보잘것 없는 것으로 여기는 수가 많습니다.

 내가 왜 났고 또 어디로 가야하고 무엇 때문에 사느냐도 모르는 무명, 무형의 인간으로 자처하기가 일수입니다. 마치 유령 같은 인간이고 그림자 같은 인간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새 젊은이들은 거울을 잘 들여다 보며 길을 가다가도 상점 쑈윈도우에 자기가 걷는 모습이 보이면 그것을 보고 정말 자기가 어떤 모양을 한 사람으로 보이나 하고 자꾸 드려다 본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자기를 어떤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 보일려고 외모로부터 생각하는 내면까지 남의 흉내를 내고 모방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잃었던 자기를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요. 자기는 어떻게 찾습니까. 가장 확실한 데서부터 찾아야 합니다. 가장 확실한 거은 무엇일까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이고 둘째는 그런데 나는 아직 안 죽었다는 사실입니다. 한 번밖에 없는 한 해의 생을 참되게 깨달을 때 앞으로 남은 생이 얼마나 값있고 귀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하루의 생의 가치가 무엇인가도 저절로 알게 된다고 생각됩니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우리라지만 사실은 하루가 새롭던 역사를 일단 묶어 놓고 이제 나의 새 생의 역사를 맞는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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