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엄성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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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성은 어디에
  • 관리자
  • 승인 2007.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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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콰당’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폭우 속을 우산에 의지하고 언덕길을 내려오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찰나의 순간이었다. 엉겁결에 일어서긴 했지만 옷은 온통 물에 젖었고 무릎과 발등에선 피가 흐르고 있었다.

어렸을 대는 가끔 뛰어놀다 넘어져서 무릎을 개곤 했지만, 오십이 넘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미끄러져 무릎을 깬 것이다.

‘쯧쯧, 웬 조심성이 이렇게 없을까?’하고 발 밑을 내려보다보니 유난히 반짝이는 흰 선이 눈에 들어왔다. 며칠 전 집 앞에 주차선을 긋던 생각이 떠올랐다. 주차선이 오래 가라고 반들거리게 칠해 놓은 것을 폭우에 눈이 팔려 그것을 보지 못하고 딛는 순간에 미끌어져 넘어진 것이다.

출근 시간에 쫓겨 피가 흐르는 다리와 젖은 옷을 입은 채 버스에 올랐다. 스타킹의 콤파스로 원을 그려놓은 듯 닳아 없어진 곳에선 피가 계속 흐르며 Tm리고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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