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깊을수록 밤은 잠들지 못하고
빛은 밝을수록 낮은 떠날 줄 모르나니,
낮과 밤, 그 사이에 새겨넣은
내 남길, 언어의 씨앗을 풀어내어
한하늘
감아 쥔, 그 머리를 톺아낸
네 말씀, 안팎에서 새 노래를 다듬는가.
겨울안개, 그 묵시(黙示)의 어름마다
외오 저민 항운(香韻)인데
소슬히 여울져간 가을바람 발목에 밟혀
눈부시게 깨어나는 내 유년(幼年),
강심(江心)을 불러낸
마음고삐 다잡아
그대 잠의 살갗에서, 살갗의 잠에서,
신토(身土), 그
불이문(不二門) 드높이 열어
내가 내게 팔린 한(恨) 푸른
꽃의 귀엣말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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