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사 선방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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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사 선방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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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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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덕 칼럼

이번 하안거에 태안사 재가자 선방 정중당(淨衆堂)에 들어온 보살님들의 수는 예년보다 배나 되어 23명, 세 분 거사(老․中:少)님들과 합하니 스물여섯 분이다. 이제까지는 남․북 두 줄로 열자리씩이었는데 중앙 입승(立繩) 스님 앉은 자리 뒤로 한 줄이 더 설치되어 방안이 빽빽하나 그 대신 만실(滿室)의 그득함이 있다.

이번 청중(淸衆 - 반장役)은 법사(法師) 경력도 있으시고 인품도 온후한 중년 거사님이 맡으셔서 분위기가 한결 든든하다. 내 소임은 소지(掃地)로 되어있는데 사리탑이 모셔진 연못가의 잡초들을 뽑고 청소하리라 혼자 마음먹고 있다. 선방 유지를 위한 소임의 이름들이 재미있다. 정통(淨桶)은 변소 청소 소임인데 대구 보살 보현행 보살 등 두 사람이 자청하고 맡았다.

정통소임을 맡을 때는 누가 맡기는 것이 아니라 본인쪽에서 자청해서 맡는 것도 전통인 듯하다. 궂은 일은 자진해서 한다는 정신인 것 같다. 명등(明燈)은 선방 맨 앞 중앙에 그림으로 된 부처님 고행상(苦行像) 아래 불단이 설치되었는데 조석(朝夕) 두 번만은 참선 전에 간단히 삼배 예불을 죽비에 맞추어 올릴 때 불단에 불 밝히고 다기(茶器)물 올리고 향을 사루는 소임을 맡는다.

화대(火台)는 선방의 온도를 유지하는 소임으로 요즘은 보일러의 온도조절의 책임을 진다. 지전(持殿)은 방안 소제, 간병(看病)은 병자 발생 때 보살핀다. 그러니까 소지소임은 마당청소하는 거사님들과 나 같은 노보살들을 소임 배당에서 빠뜨리지 않으려고 배려한 소임인 것이다. 보살님들의 입방자 명단을 보니 대부분이 70세 이상으로 17명, 65세 이상이 3명, 50세 이하가 3명이다.

서울․광주․대구 부산․전주 그리고 전남북․충북․경북․제주 등 각 처의 보살들이다. 노보살들은 모두가 제방의 선방에서 며칠씩 안거생활을 거쳤기 때문에 아무 설명 없이도 모두 제자리를 찾아 안정되어가는 것이 감탄스러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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