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증상만인의 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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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증상만인의 참회
  • 관리자
  • 승인 2007.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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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믿음 나의 다짐

내가 절에 가서 절을 하고 불경을 읽게 된 것은 너무나 다행스럽고 잘된 일이다. 그러나 예전의 나를 돌이켜 볼 때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 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보통보다는 머리가 좋다는 평을 늘 들었다. 무엇을 하든 열심히 하였고 열네 살 때 공자, 맹자를 읽었으며 그후로도 신문, 잡지에서부터 책이란 책은 닥치는 대로 읽었다.

집안이 너무나 가난해서 국민학교를 졸업한 나는 신문배달로부터 어렵고 험한 가지가지의 일을 했다. 오직 잘 살아야겠다는 신념으로 일한 덕분에 독일 병정이니 이스라엘 병정이니 하는 별명을 듣기도 했다. 양심대로 정말 열심히 살았다. 그래서 28세 때에는 우리 지방에서 최고로 부자가 되었다.

나는 물질에 대해서는 하나 부러움이 없게 되었다. `75년 봄에는 그때 돈으로 2천만원을 들여 그 당시로는 군(郡)내에서는 최고로 좋은 대궐 같은 집을 짓고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해 보았다. 돈 친구도 사귀고 기분 끝까지 향락에 젖어 여자를 돈으로 사기도 해보았지만 하는 일마다 얼마 못 가 다른 것들로 전전하면서 취미를 붙일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남을 비난하는 칼날 같은 마음은 있어서 모든 종교를 원수같이 비난하고, 특히 스님네들은 절에서 아무 것도 안하고 놀고 있다며 비아냥거리기 일쑤였다.

그날도 술집에서 종교를 비난하다가 국민학교 동창인 한 친구로부터 절에 있는 스님네도 공부한다는 말을 들었다. 자기는 『반야심경』이라는 것을 읽는다고 했다.

나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 갑자기 말문이 막히고 호기심이 생겨 그 길로 반야심경을 구해와서 읽으니 한 이틀만에 다 외울 수 있었다.(아무 것도 모르면서, 모르는 것도 모르면서 읽고 외웠지만)눈물이 줄줄 흘렀다. 낮이나 밤이나 외우고 읽고 한 달 정도 하다보니 불현듯 절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생전 처음 절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어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주왕산 주왕암에 오후 늦게 올랐다. 향을 사고 쌀을 담아 가니 비군 스님 한 분이 계시고 심부름하는 처녀 하나가 있었다. 비구니 스님께 오늘 하루 부처님께 절하고 자고 가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그렇게 하라고 허락하여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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