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생활옹기 대중화를 위한 노상(路上)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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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활옹기 대중화를 위한 노상(路上)전시
  • 관리자
  • 승인 2007.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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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그늘에 살며 생각하며/옹기장이 김용문

안국역에서 조계사로 가다보면 인사동 입구를 거쳐가게 된다. 인사동으로 들어가는 길 왼편에는 두 구이 석 장승이 서 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사람 2 - 3명씩은 앉아서 쉴 만한 돌의자가 양옆으로 놓여 있다.

1년 남짓 되었을까... 매주 수요일은 오후쯤이면 그 석 장승 앞에서 그 사람, 김용문(39세)씨를 볼 수 있었다. 어림잡아 약 30 - 40 개쯤 되는 옹기들을 펴놓고 별다른 표정 없이 그렇게 앉아 있었다. 무심(無心)의 경지에 이른 선승(禪僧)같다고 할까. 바람 한 점 없는 호수의 물 마냥 그의 눈빛은 고요했다

그러나 덥수룩한 수염과 산발에 가까운 머리, 옛 사극에서나 볼 수 있는 장돌뱅이라고 하면 딱 맞을 듯한 허름한 무명 개량한복 차림에 단아한 얼굴이었지만 손은 일로 인해 거칠어져 있었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들은 한번쯤 그를 눈여겨본다. 그리고 그 앞에 있는 옹기들을 만져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그 앞에 앉아 무엇인가를 열심히 물어보는 사람도 있다. 그 중에는 자신이 필요한 옹기를 사는 사람도 있다. 그 옹기를 신문지에 둘둘 말아 주면 가방에 쑤셔 넣고 간다. 가격은 5,000원에서 30,000원 정도.

한 아주머니는 벌써 몇 번째 이곳에 옹기를 사기 위해 나왔다.

뚝배기․ 사발․ 오지잔․ 양념단지….대여섯 개의 옹기를 이 가방 저 가방에 쑤셔 넣으며, 귀한 보물이나 얻은 듯 희색이 만면해지면서 특별 주문도 한다.

다음에 올 테니 그때는 좀 더 두껍게 구운 뚝배기에 뚜껑에는 김이 새어나갈 수 있는 구멍을 뚫어달라는 주문을 함께 한다.

50 중반쯤 되어 보이는 그 아주머니는 예전에는 여러 가지 옹기를 써왔지만 요즈음 아파트로 이사 하면서는 거의 옹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옹기에 담근 장맛이나 된장, 고추장 맛은 어느 것으로도 그 맛을 대신 할 수 없고, 특히 뚝배기에 끓여 먹는 찌개 맛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흔히 시중에서 파는 옹기는 겉모양이 반질반질 하고 모양도 매끈하지만, 옹기의 유약이 화학물질인 광명단을 쓰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굳이 여기까지 나와 옹기를 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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