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상태바
부끄러움
  • 관리자
  • 승인 2007.10.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결혼 가정 행복의 장

“부끄러워서 남 앞에 나설 수가 없어요. 모두들 나보고 수근거려요.”

이런 호소는 정신과를 찾아오는 외래환자에게서 많이 듣게 되는 소리다.

스스로 비난받을 일을 했다면 이는 당연히 다른 사람으로부터 수군거림을 받아야 마땅하겠지만 우리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개는 비약이 심한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초기 정신장애환자들의 공통적인 호소 가운데 불특정인 다수가 자신을 욕하고 비난한다는 증상을 보인다. 전철을 타면 자신을 보고 비웃거나 소리내어 웃는다고도 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어보면 전철을 탄 손님이 자기들끼리 하는 이야기의 내용을 자기를 비난하는 소리로 확대하여 듣는 경우가 많다. 좀 더 심해지면 라디오나 텔레비젼에서 자신을 욕한다고 주장하며 방송국에 항의하는 환자도 있다.

이런 심한 정신장애현상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건강인에게서도 부끄러움이나 수치심은 당연히 있게 마련이다. 건강인의 수치심과 정신과 환자의 수치심이 근원적으론 다르진 않지만 그 정도의 차이나 현실성의 결여 등이 정상적인 부끄러움과 비정상적인 부끄러움을 갈라준다.

부끄럽다고 하는 것은 내가 양심에 거리끼는 일을 함으로써 떳떳치 못할 때 느끼는 감정이다. 부끄럽다는 말은 수줍다는 말과도 대개 같은 뜻으로 사용된다. 다른 사람 앞에 나서면공연히 어렵거나 부끄러워서 조심하는 티가 지나쳐서 행동이 위축되고 어색해진다. 행동뿐만 아니라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고 말이 막혀 안 나오거나 더듬기도 한다.

이런 부끄러운 마음이 지나치면 제일 먼저 사람과 대하는 일을 피할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자신의 부끄러운 내용을 상대방이 알고 있다는 데 대한 두려움이거나 아니면 알게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예기되는 불안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부끄러움은 원래가 두려움과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대개 부끄러움은 개인의 은밀한 심층심리 즉 무의식적 욕구와 관계되어 외부로 나타나는 정동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