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그늘
고향 C군의 군지{郡誌} 편찬자료를 위해 지명조사를 하러 몇 년을 돌아다닌 적이 있다.
땅 이름이란 바로 그 땅의 역사와 배경, 그 지형을 한 마디로 압축한 것으로 오랜 세월 조상들이 불러 왔던 명칭이다. 그러므로 땅 이름은 기나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깎이고 닳으며 변하였으나 본래 지녔던 그 뜻은 영롱하게 빛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땅의 생김새에 따라 불리어진 곳이 우선 많다. [지피실]은 짚은 [깊은의 사투리] 골짜기이기 때문이고, [알맷등]은 산등성이가 알매 [말 안장의 경상도 사투리]처럼 생겨 불려졌고, 달이{月山}는 뒷산이 달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풍수지리설이 가미되면 상당히 동양철학적인 의미의 땅 이름으로 된다. 계팔{桂八}이란 동리는 뒷산과 앞산의 능선이 하늘로 오르는 사다리 형국으로 8마디가 있다 하여 처음엔 제팔{梯八}이라 했다 하였는데 어느 풍수장이가 앞산 능선과 8봉우리를 보니 8명의 대과급 제자가 난다 하여 후에 계팔{桂八}로 개칭했다는 그럴 듯한 유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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