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교리강좌] 교상판석(敎相判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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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교리강좌] 교상판석(敎相判釋)
  • 해주스님
  • 승인 2007.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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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교리강좌

중국 13종의 성립과 발전은 중국불교의 특색이 바로 종파불교라는 의미를 시사한 것임을 보았다. 그런데 각 종파의 성립과 사상을 이해하는 데는 교상판석(敎相判釋)을 빼놓을 수 없다.

교상판석을 줄여서 교판(敎判)이라고도 하는데, 경전들을 계획적․체계적으로 정리 분류하여 불타의 본지를 천명하려는 의도에서 행하여졌다. 불교를 연구하고 해석하는 한 가지 방법론으로 사용된 것이다.

경전이 인도에서 중국으로 수입될 때, 어떤 계획 아래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산발적으로 뒤섞여진 채 중국으로 들어왔다. 이들을 차례로 한역하여 그 분량과 종류가 상당한 수에 이르렀을 때, 다양한 설법내용을 담은 경전들에 대한 체계성을 따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남북조시대부터 경전에 대한 분류가 있게 되었으니, 어느 경전이 불타의 근본적인 뜻을 나타내고 있는가를 결정하는 것이 주안점이 되었다.

말하자면, 경전 하나하나를 말씀한 시기, 그 대상, 설법한 목적, 방법 그리고 사상의 깊고 얕음 등을 연구하고 비판해서, 그에 따라 불타의 본 뜻이 담긴 경전을 설정하고 이를 기본으로 하여 다른 경전의 지위를 판정하였다.

그렇게하여 모든 경전을 몇 개의 부문으로 나눔과 동시에 경전의 내용를 단계적으로 분류하였다. 따라서 불교교리의 서열적 분류가 이루어지고 드디어는 모든 불교의 교리가 조직적으로 체계 지워지게 되었다. 이를 교판상석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판은 극히 주관적인 견해로서 입교개종(立敎開宗)의 교리적인 근거로서 없어서는 안되었다. 교판은 종파가 분립되지 않았던 그 이전인 남북조시대의 전반부터 이미 이루어지고 있었긴 하나, 중국의 모든 종파의 개조에 의하여 활발히 행하여졌던 것이다.

이 교판상석을 대표하는 것이 천태교판과 화엄교판이다. 천태사상과 화엄사상은 중국불교사상에 있어서 가장 발달되고 특색있는 사상으로 일컬어져 왔다. 중국 13종 가운데 실천적인 면에서 중시되는 것이 선종과 정토종이라면, 사상적 측면에서 쌍벽을 이룬 것이 천태와 화엄인 것으로 주지되어 왔다. 교판 역시 그와 함께 인식되어 온 것이다.

천태교판이란 천태종의 개조인 천태지의(538-597)에 의하여 이루어진 오시팔교판(五時八敎判)을 말한다. 〈오시팔교는 고려 제관(諦觀)의 천태사교의에서 자세히 설명되고 있으므로 오시팔교판은 오히려 제관에 의해 완성된 것이 아닌가 한다〉

천태교판이 이루어지기 이전에는 10가의 교판이 유명하니 남삼북칠(南三北七)로 불리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천태는 당시 유행하고 있던 이 남삼북칠의 교판을 취사선택하여 새로운 독자적 교판을 수립한 것이다. 법화사상을 높이 평가한 천태는 이 오시팔교판에서 그 주장을 뚜렷이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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