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리도 깊디깊은 나락의 구렁텅이 속으로 빠져 들어가기만 했던 지난 한해 였던가?
얼굴 가득히 스며있던 고뇌의 소용돌이는 왜 자리 잡혀 있었던가?
을씨년스런 날씨에 간간히 흩날리는 눈발을 바라보며 두 번 다시 새겨보기도 싫은 사건들을 주섬주섬 주워서 영사기 돌리듯 돌리며 얼굴을 붉히던 일은 또 왜 생각이 나는지?
사실, 느낌도 팡팡한 ’88년도 초임에 모질게 생각을 했던 것을 돌이켜 보면 이러하게 시시껍질하게 끝이 날 그런 성질의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한해를 결산하고 새해를 맞는 이 길목에 서서 한해를 마감하고 보니 허무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어느 날, 나는 얼굴을 둘 때가 없어 모든 것을 포기하는 쪽으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는 혼수상태같은 깊은 잠에 빠지고 싶었다.
무엇이든지 모조리 잊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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