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제전집도서禪源諸詮集都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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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제전집도서禪源諸詮集都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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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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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간단(19) 都序

 『이번에 규봉종밀스님이 「선원제전집」을 편찬하고 총괄적인 서문<都序>를 쓰셨는데 이는 진실로 전대미문의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여래께서 중생을 교화하실 때, 각자의 능력에 따라 가르침을 시설하셨기 때문에 후대에 이르러서 용수보살의 공종(空宗)과 마명보살의 성종(性宗), 혜능대사의 돈오(頓悟)와  신수대사의 점오(漸悟)를 비롯, 하택(荷澤), 마조(馬祖), 천태(天台), 우두(牛頭)등도 각기 다른 종지를 설하였다.

  이들 제종(諸宗)이 원래 근본에 있어서는 동일하였다. 그러나 각자 문호를 열고 일가(一家)를 이루어서는 서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등 그 폐해가 실로 자심하였다. 거기서 종밀선사는 선종 각파의 다툼을 보고 묵시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교(敎)의 3교(敎)로서 선(禪)의 3종(宗)을 판정하고 원교(圓敎)에 의하여 제종(諸宗)을 통합하려 하였다.

  또한 학자들의 무지를 깨우쳐 주기 위하여 「도서」속에 교와 선의 관계, 공종과 성종의 열 가지 서로 다른 점, 돈과 점의 문제, 미혹과 깨달음의 구조 등을 밝혔다. 세존께서는 가르침을 널리 천양하셨는데, 그에 대하여 종밀선사야말로 갖가지 가르침을 통합한 참으로 위대한 사람이다.

  종밀선사가 「도서」를 쓴 것은 결코 선종지(禪宗旨)의 사자상승(師資相承)과 밀밀전수(密密傳授)의 도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 여래의 말씀에 비밀이 없다고 하는 「열반경」의 가르침에도 들어맞는 것이다. 종밀선사는 부처님의 말씀으로 기준을 삼고 선의 각종의 심천(深淺)을 판정하였기 때문에 후대의 학자들은 다만 부처님의 말씀만을 믿고 사람을 믿지 말며, 근본진리인 진심(眞心)을 의거하여 깨달음을 이루어야 한다. 바로 그렇게 하는 것이 종밀선사의 노고를 이해하고 보답하는 길이다.』

  위의 글은 「도서」에 대한 배휴거사의 서를 의역한 것이다. 「도서」에서 종밀선사가 피력하는 바는 모든 종파들의 다툼을 그치게 하고 부처님의 말씀에 의거하여 통합시키는 일이다. 이제 규봉선사가 중국불교사에 있어서 일획을 긋는 선상판석(禪相判釋)을 하였는데 그 점에 관해 살펴보자.

   ꊱ 중국불교에 있어서 교판(敎判)의 성립

  수(隋)에서 초당(初唐)에 걸쳐 중국불교가 성립되어간 만큼 제종에 공통적으로 행해진 것은 경전의 가치체계를 정하려 했던 점인데, 이른바 교상판석(敎相判釋)이 그것이다.

  인도로부터 전래한 갖가지 경전은 인도불교 발달단계에 즉하여 중국에 전래된 것이 아니라 대승경전이 먼저 번역된 뒤에 소승경전이 역출(譯出)되었다. 그런 이유로 중국의 불교학자들은 어떤 경전이 부처님의 참뜻을 나타낸 것일까 하는 판단에 매우 고심하였다. 거기서 자기자파가 신봉하는 최고의 경전 - 천태종 → 「법화경」, 화엄종 →「화엄경」,법상종 →「해밀심경」-를 근거·기준하여 일체 경론을 단계화 하고 그 가치체계를  정립하였다. 천태종의 오시팔교(五時八敎)라든가 화엄종의 오교십종(五敎十宗)이 바로 그러한 예이다.

  천태종의 오시팔교란 부처님 일대설법의 순서를 5시기로 나누고, 교설의 내용과 형식을 8교(敎)로 분류한 것이다. 5시(時)란 화엄시, 녹원시, 방등시, 반야시, 법화열반시며 각기 석존께서 순차적으로 「화엄경」, 「아함경」, 「유마경」, 「열반경」,「법화경」, 「열반경」을 설하셨다고 한다. 또 8교(敎)란 화의사교(化儀四敎)와 화법사교(化法四敎)인데, 이 중에 특히 교설을 듣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의 성질과 능력 등에 따라 가르침을 설한 화법사교에 대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가. 소승교의 가르침을 설한 3장교(藏敎)

  나. 성문·연각· 보살의 3승에 통하는 통교(通敎)

  다. 보살만을 위한 교설로 그 밖의 3고와 다른 별교(別敎)

  라. 부처님의 깨달음 그대로를 설한 완전한 교설인 원교(圓敎)]

  위 4종으로 오직 「법화경」만이 원교 가운데 최고의 위치를 점한다고 하는 것이 천태의 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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