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보살님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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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보살님의 지혜
  • 관리자
  • 승인 2007.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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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심 연작소설

몸은 비록 이 자리에서 헤어지지만 마음은 언제라도 떠나지 마세

거룩하신 부처님을 항상 모시고 오늘 배운 높은 법문 깊이 새겨서

다음날 반가웁게 한마음 한 뜻으로 부처님의 성전에 다시 만나세.

사홍서원에 이어 산회가를 부를 때 강여사는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눈물이 핑돌아 살며시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아냈다. 인연, 이 보다 더 아름다운 인연이 또 있을까,

삶의 모습은 서로 다르지만 한달에 두 번씩 한자리에 모여 부처님 가르침을 받아드리고 그대로 살고자 원을 세운 이 도반들, 강여사는 인연중에 가장 아름다운 인연은 도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속으로 하고 있었다.

산회가가 끝나자 설법을 하시던 스님은 다시 한번 신도들을 향해 공손히 합장을 하고 요사채쪽으로 걸어가셨다.

회색 승복위에 걸친 장삼자락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가볍게 펄럭였다.

강여사는 아련한 슬픔같은 걸 느끼며 스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장삼을 입고 계신 스님의 모습이 너무 약하게 보여서 슬픔을 느꼈는지, 아니면 외로운 길을 가고 있는 구도자의 모습 그 자체에서 슬픔을 느꼈는지 그건 강여사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법회가 끝나자 몇가지 공지사항이 전달되고 점심공양을 들고 가라는 안내도 뒤따랐다. 그러자 대부분의 신도들은 요사체쪽으로 발길을 돌렸고 몇몇 신도들은 법당에 그대로 남아 부처님께 108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강여사는 어떻게 할까? 잠시 생각을 하다가 부처님께 3배만 드리고 그대로 법당밖으로 나왔다.

“보살님 안에 가서 공양드시고 가세요.”

법당밖으로 나온 강여사가 막 신을 신으려고 할 때 평소 가깝게 지내는 정법화보살이 강여사 팔을 끌며 안으로 들어 가자고 권했다.

“공양을요?”

강여사가 망설이자

“절에서 밥먹으면 맛있잖아요. 잠깐 들어갔다가 가세요.”

정법화보살이 다시 팔을 끌었다.

“그러죠”

강여사도 이왕 절에 온 김에 조금 더 있다가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대중방에는 여섯명씩 앉을 수 있는 큰상이 십여개 놓여 있었고 먼저 온 보살들은 상앞에 둘러 앉아서 이미 식사들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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