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의 손길
생사를 가름하는 뇌와 심장을 비롯해 사람 몸 어디 하나 소중하지 않은 곳이 있겠는가. 그 중에서도 척추는 몸의 대들보로서 머리와 골반 사이에 위치하여 사지를 몸통과 연결해 줄 뿐만 아니라 뇌와 함께 중추신경계를 구성하고 있는 척수를 보호하는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한다. 영화 「슈퍼맨」의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와 댄스그룹 ‘클론’의 강원래 씨에게서 볼 수 있듯이 사고로 인해 척추를 다치게 되면 다시 일어설 수 없는 불구의 몸이 될 수도 있다.
이상호(39세) 씨에게도 불행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부터 찾아왔다. 10년 전인 ’94년 유능한 전기 기술자로서 잠실 종합운동장의 보수공사를 하던 때였다.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당시 태어난 지 7개월 된 딸 정화(12세)를 조금이라도 일찍 보기 위해 택시를 잡으려고 차도로 내려선 순간이었다. 미처 이상호 씨를 발견하지 못한 승용차 한 대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정면으로 받아버렸다. 이상호 씨는 공중으로 튕겨져나가 곧바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중환자실에서 의식없이 8개월을 누워 있었습니다. 깨어보니 이보다 더 끔찍할 수는 없었어요.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게 이상할 정도로 몸에 성한 곳이 하나도 없더군요. 제 별명이 뭐였는지 아십니까? 병원 사람들이 ‘기적의 사나이’라고 불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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