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향기 /대한민국이 좋다
그녀 를 만난 건 까까머리 고교시절 어설픈 미팅 자리에서였다. 수줍음에 빨개진 얼굴로 만나서 이젠 질퍽한 농담도 서슴지 않는 우리가 이렇게 친구로서 인연을 맺은 지 벌써 15년째다.
걸어서 20여 분 남짓 거리에 있는 친구의 집은 언제나 내 맘을 푸근하게 감싸는 안식처였다.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상처 난 마음은 늘 친구의 위로로 나을 수 있었고, 부모님께 꾸중 듣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발길은 저절로 그 곳으로 향하곤 했었다.
몇 해 전 늘 내 곁에 있을 것만 같던 친구가 영화공부를 위해 호주 유학을 준비한다는 말에 가슴 한 켠이 허전해짐을 느꼈다. 영어회화 학원을 다니고, 태권도 단증을 땄으며, 하던 일도 거의 다 정리했다고 했다. 그리곤 얼마 뒤 서울의 신촌 거리에서 가볍게 작별하고는 터덕터덕 기약 없이 각자의 길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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