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암유집(兒菴遺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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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암유집(兒菴遺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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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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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세계

아암은 아암혜장(兒庵惠臧, 1772~1811)이다. 혜장의 자는 무진(無盡)이고 호는 연파(蓮坡)이다. 속성은 김씨이고 어려서 지혜와 재주가 뛰어나 팔방미인이라는 뜻으로 팔득(八得)이라 불리었다.

대둔사에 출가하여 춘계천묵(春溪天默)에게서 공부하였다. 선과 교에 두루 통하였으며, 당시에 연담유일 등을 참학하여 인정을 받았다. 이후 정암즉원(晶巖卽圓)의 법을 이었다.

30세 때는 대둔사에서 『화엄경』 법회를 주관하여 교화를 떨쳤으며, 35세 때에는 정약용과도 교분을 지녔다. 아암은 특히 『기신론』과 『능엄경』을 좋아하고 강조하여 『능엄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였다. 달리 성리학의 교리와 『주역』에 달통하였다.

『아암유집』은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서문에는 하정거사(荷亭居士) 여규형(呂圭亨)이 지은 서문이 있다. 제1권은 시가 수록되어 있고, 제2권에는 상량문과 축원과 비명 등이 수록되어 있으며, 제3권에는 주역에 대하여 제자들과 논했던 『주역』의 태극(太極)과 괘변(卦變)과 작괘법(作卦法)과 하도(河圖)와 양의(兩儀) 등과, 『논어』에 대한 문답과 『능엄경』에 대한 문답 등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말미에는 탑명과 정약용이 지은 연파대사비명(蓮坡大師碑銘)과 누가 지었는지 알려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아암혜장에 대한 만사(輓嗣)와 손제자인 원응계정(圓應戒定)이 지은 발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아암이 특히 즐겨 논했던 『능엄경』에 대하여 주고받은 단락을 통하여 경전에 대한 아암의 견해와 선사상을 이해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楞嚴緖言(本十八條十條逸)

능엄경에 대하여 해설하다.(본래는 18조항이었지만 10조항이 소실되었다.)

경문 悟知我心 實居身外 亦如燈光 居在室外 不能照室

제 마음이 실로 몸 밖에 머물러 있는 줄을 알았다. 그것은 마치 등불이 실외에 있으면 실내를 비추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眼鼻耳舌 以應外物 不能反內 其不能見心肝脾胃 爲此眼力 有所限域不是靈明 不能照內 若云在外 心痛腹瀟 他人不知 自己獨悟 燈在室外室中動靜 全未照察 心與燈光 煞有不同 尊者設喩以蓬戈迷 權且立說

눈과 코와 귀와 혀로 외물을 대하면 내물을 반조하지 못한다. 곧 심장과 간장과 비장과 위장을 보지 못한다. 그 까닭은 안력(眼力)에 한계가 있는 탓이지 영명한 심체(心體)가 내물을 비추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만약 (마음이) 외부에 있다 하더라도 심장이 아프고 배에 탈이 생기는 경우 남들은 알지 못하는데 자기는 홀로 그 아픔을 안다. 등불은 실외에 있으면 실내의 동정을 전혀 비추어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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