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불교] 올레 니달(Ole Nydahl,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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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불교] 올레 니달(Ole Nydahl,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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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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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러시아의 진취적인 재가법사

아우토반을 시속 220킬로미터로 달리는 스님, 복싱으로 단련된 건장하고 아름다운 신체를 가지고 동료법사나 다른 불자들과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스님, 현대 같은 사회에 가장 알맞은 불교는 반드시 출가를 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수행을 해왔던 마르파나 밀라레파와 같은 요기들의 불교라고 말하며 재가불자들을 독려하는 스님, 보통사람이 세상과 하나가 되는 합일의 경지를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섹스이기에 섹스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스님,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종교가 불교임을 표현함에 있어 극단적인 표현을 서슴치 않는 스님, 박력있는 행동과 유머러스한 화술로 유럽과 러시아의 청중을 사로잡아 집회에 수천 명의 군중을 몰고 다니는 스님이 있으니 바로 덴마크의 올레 니달 라마이다.

이렇게 20여 년간 서구에서 전법을 해온 그는 금강도 불교(Dia-mond Way Buddhism)를 설립하고 전 세계 270여 곳에 수행센터를 설립하는 놀라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니달은 1951년 덴마크에서 태어났다. 청소년기에 복싱을 했던 그는 한번도 싸움에 져본 적이 없었으며 늘 친구들을 곁에서 지켜주었다. 야성적이고 투사적이며 끝까지 자기 사람을 돌보아주는 보스 기질을 겸비한 그는 금상첨화로 지성까지 갖추었다.

코펜하겐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한 그는 1969년 한나와 결혼하여 그들의 운명을 바꾸어줄 만남이 기다리고 있는 네팔의 카트만두로 신혼여행을 갔다. 카트만두에서 카규파의 종정인 칼마파의 축복을 받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선 것을 본 이들은 그 줄에 합류했다.

“마침내 우리는 칼마파 앞에 섰고 그의 손이 머리로 다가왔다. 눈을 들어 그를 보았을 때 난 데 없이 그의 얼굴이 하늘보다 더 커졌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광대한 황금빛 하늘… 칼마파의 힘이 우리들 삶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날 이후 니달 부부는 칼마파의 제자가 되어 3년을 네팔에 머문 후 1972년 코펜하겐에 돌아가 서구인이 설립한 최초의 티벳불교센터를 개원했다. 1995년 올레 니달은 칼마파에게 재가법사 자격증과 라마 자격증을 받았다.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가진 그는 오늘은 이 도시 내일은 저 나라로 날아다닌다. 세계 곳곳의 금강도 수행센터를 다니며 3일 수련회와 6일 수련회를 여는 그는 2001년 3월에 이색적인 순회법문여행을 하였다. 그는 러시아 횡단열차 중 2량을 세내어 불자와 불교를 배우는 학생 106명을 태우고 길고 긴 러시아 대륙을 횡단하였다. 그 중 한 량은 아예 의자를 없애고 한 개의 커다란 방으로 만들어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잠자고 파티도 하곤 했다. 그리고 그가 바이칼호에 가면 어김없이 하는 행사가 있으니 영하 26도의 물에 뛰어들어 수영을 하는 것이었다.

니달이 서구에서 펼치고자 하는 불교는 요기와 재가자를 위한 불교이다. 승원 중심의 불교가 서구인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불교 수행자의 형태는 세 가지, 즉 비구/비구니, 요기, 재가자인데 이 중 출가생활과 종단 소속이 필요한 비구/비구니를 제외한 불교를 전하겠다는 것이다. 요기는 사회적 통념이나 관습에 걸림이 없이 정신적 발전을 위한 수행에 전념하는 사람이다.

승원의 출가생활은 현대 서구인에게는 별 매력이 없다. 만약 그런 서구인이 있다면 삶의 풍요함을 피하려는 것이나 약함을 표현하는 것이라 볼 것이다. 또한 섹스를 하지 말라는 계율은 피임이 불가능하던 그 시절에 자식이 생겨 그를 부양하느라 수행에 지장을 받는 것을 피하게 하려는 것이었지 섹스 그 자체를 금하려는 게 아니었다는 것이 니달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요기와 재가자와 함께 수행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오늘날 요기는 보시를 받기 위해 승가와 경쟁할 필요가 없으니 치렁치렁한 흰옷이나 야성적 헤어스타일을 할 필요가 없고, 또 재가자 역시 노후를 위해 자식을 많이 나을 필요가 없어졌으니 요기와 재가자의 거리가 많이 좁혀졌다는 것이다.

재가자와 여성을 위한 불교,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가르침이라는 것이 서양불교의 특색이지만 니달의 금강도 불교에서는 특히 여성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주력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왜 여성 라마들이 별로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런 답을 했다.

“여성들도 남성만큼 높은 경지의 깨달음을 얻은 예는 많이 있었다. 그러나 여성들은 깨달음 이후에도 홀로 석굴에서 수행을 계속하는 것을 더 선호하여 남성들처럼 많은 제자를 두지 않았기에 눈에 띄지 않았다. 또 거의 모든 승원에 남성밖에 없었으므로 여성이 환생하여 활불이 되었다 해도 그를 인정하여 받아들여 키우기도 힘든 환경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여성들이 공적 시스템 밖에 살았으니 역사기록에 제대로 기록되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이다.”

불교가 가장 우수한 종교라고 주장하는 그의 논리를 들어보면 그가 비난이나 편파적이라는 말 등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직선적인 어법을 사용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온순하고 겁많은 사람들에게는 교회가 있고, 광신자들에게는 모슬렘 기도소가 있고, 달콤하고 사적인 정신수행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힌두교 구루가 있고, 무차별주의자들에겐 뉴에이지 운동이 있어요.

그러나 똑똑하고 비평적 안목이 있는 사람들이 컴퓨터와 같은 투명성과 효율성을 가진 정신 수행을 불교 말고 다른 어디서 찾을 수 있겠어요? 논리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것만을 믿는 사람들, 그리고 이국적인 삶의 방식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우리 불교단체가 가장 알맞습니다.”

올레 니달이 주석하는 인기 수련 중 하나는 죽음에 임했을 때 의식있는 죽음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포와(Phowa)이다. 한 번에 천 명씩이나 수련생이 모이기도 하는 이 포와 수련을 이수한 사람의 수는 지난 10년간 27,000명에 달한다.

그 중 예외적인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포와 수련의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포와가 이렇게 인기있는 이유는 살아있는 동안에 인간의 선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해방시켜주기 때문이란다. 수련이 끝나면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마음이 사라지고 남을 위해 무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한다. 죽음만큼 모든 이에게 고루 공평하게 오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포와는 보통 4~5일의 집중수련으로 이루어지는데 아미타불이 수련자를 축복해주고 죽음 후에 서방정토에 도착한다는 증표를 준다고 한다. 증표는 외부증표, 내부증표, 비밀증표의 3가지로 나누어진다. 보통 두개골에 작은 구멍이 뚫리는데 머리 정수리 부분에 그 흔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수련 중 자신이 청정하게 정화되었다는 환희로운 체험을 하며 삶에서 무엇이 진정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고 한다.

올레 니달의 금강도 수행센터를 찾는 사람들이 꼭 체험하고 배워가도록 배려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람들 하나하나가 스스로 청정무구한 마음을 인식하는 것, 동양이라는 이국적 문화의 낯선 색깔에 매이지 않고 자신의 가슴으로 허공과 같이 드넓은 마음과 지고한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또한 이상을 살리되 현시대와 사회에 응용할 수 있는 이상을 추구하며, 자신이 남에게 쓸모있고 도움이 되기를 원하는 마음을 키워주는 것이 금강도 수행센터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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