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상(禪思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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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상(禪思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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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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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강타 [15]ㅡ 선요(禪要)③ ㅡ

                                           ㅡ「선요(禪要)」를 중심으로 ㅡ

  5 재가 불자와의 관계

 (唐)나라 시대의 불교 발전은 중국 사상계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송(宋)대에 접어들어서는 새로운 유학이 발달하게 되었으니 당말(唐末)에는 유교의 교리적이고 신비적인 면을  이어 받아 유교의 모든 서적을 재해석하여 사상적으로 발전시킨 인물들이 많다.

 유교의 사상적인 중요한 내용으로서는 유가(儒家)라는 자체를 확립시킨 것이고, 또 불가(佛家)에서 일어나는 선수행(禪修行)을 매개체로 한 도가(道家)와 더불어 신유학(新儒學)의 형성이었다. 불교의 영향을 받은 신유학은 선종(禪宗)의 논리적 발전이라고 하여도 지나친 잘못은 아닐 것 같다고 할 정도로 불교는 중국전역에 사상적 영향을 미쳤지만 송나라 말기와 원(元)나라 초기에 이르러서는 반대형상이 나타난 듯 신유학의 사상이 선사상을 한층 더 발전시켰다고 할 수 있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그 당시의 선종은 유교와의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던 것도 알 수 있다.

 이와같은 사상적 현상은 중국의 일부 선사(禪師)들에 의해서 유불선삼교일치(儒佛仙三敎一致)라는 사상으로 발전하게 된 점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한 일례를 들면, 고봉스님의 스승인 설암조흠(雪巖組欽)스님과 그의 제자 중봉(中峰) 스님 간의 대화 내용이 다음과 같다.

 성인의 도와 여래의 도는 동일한 도이고 처음부터 둘이 아니다. 성인의 도는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고, 여래의 도는 성품을 보는 것이다. 견성하면 마음이  밝아져서 성불하여 중생들을 제도하고 솔성하면 마음이 정직하여 수신치국평천하(修身治國平天下) 한다. 비록 솔성과 견성이 다르다고 하나 성(性)은 동일하다.

 그런데 고봉스님께서 신옹거사(信翁居士)에게 법문한 내용 중에서 유교에 대한 견해는 다음과 같다. 열반경에 말씀하시기를 『생멸이 멸하여 다하면 적멸이 즐거움이 된다.』라고 하셨으니,  이 즐거움은 허망한 생각이 옮겨 흐르는 정식의 즐거움이 아니라, 곧 참되고 깨끗함이 없는 즐거움인 줄을 알아야 한다.

 공자가 말하기를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고 하였고, 안회는 즐거움을 고치지 않았고, 증점은 춤을 추고 읊으면서 돌아왔으니, 모두 다 남이 없는 진공의 즐거움을 누렸던 것이다.

 또 직옹(直翁)거사에게 답장한 고봉스님의 편지 내용 중에서 유교에 대한 견해는 다음과 같다.

 공부를 하여 구경의 경지에 이르면 자연히 무심삼매에 들게 되니, 앞의 무심과는 하늘과 땅처럼 다르다. 달마대사가 말하기를 『마음을 장벽과 같이하라.』라고 하였으며 공자는 3달동안 고기맛을 잊었으며, 안회는 온종일 어리석은 듯 하였으며, 가도(賈島)는 추와 고를 하였으니 <取捨推高支>, 이러한 것들이 곧 무심의 종류이다.

 이상의 신옹거사와 직옹거사에게 법문하신 내용을 보더라도 고봉스님은 불교의 심오한 사상을 유교사상과 비교하여  동일하게 보았음을 알 수 있다.

 고봉스님께서도 유교가 중원천지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서 어린 유년시절을 보냈고, 또한 활동한 범위도 유교의 사상이 뿌리내리고 있는 중심지에 들어 있었기에 유교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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