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향기/ 월동준비
국어사전에서 ‘겨울’을 찾아보면 ‘사철 중의 마지막 철’이라고 적혀있다. 단절, 종결, 결산의 의미가 담겨 있는 이 ‘마지막’이라는 말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우리는 겨울이 되면 한 해 동안 미뤄뒀던 여러 가지 일들을 매듭짓고자 한다.
하지만 겨울이 마지막이라는 단어의 빛깔만을 가지고 있을까? 내가 아는 한 사람을 보면 다른 빛깔도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는 지난 여름부터 달력을 만들기 시작해 요즘에는 2003년이라고 찍혀 있는 달력을 팔기 위해 옆구리에 달력을 한 꾸러미 가지고 다닌다.
나는 그를 보면서 무척이나 세월을 앞질러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한 해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다음 해를 준비하니 말이다. 가을 다음 겨울, 겨울 다음 봄…, 이 이어지는 순환 속에 살고 있지 않은 삶이 있던가. 그렇다면 그가 그리 특별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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