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광덕 스님의 사상을 공부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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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광덕 스님의 사상을 공부하는 까닭은
  • 관리자
  • 승인 2007.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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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다더니 광덕 스님이 열반하신 지 벌써 3주기가 되었다. 나는 근래 광덕 스님(이하, ‘스님’으로 약칭함)에 대한 공부를 해오고 있기에 이즈음 더욱 감회가 새롭다.

한 사람의 불자로서 스님의 가르침을 회상해 보는 것은 나 혼자서도 가능한 일이었으되, 한 사람의 학자로서 스님의 사상에 대하여 논문을 쓴다는 것은 자발적으로는 생각하기 힘든 일이었는데 광덕 스님의 상좌스님께서 내게 그 일을 하도록 부촉(付囑)해 주셨던 것이다. 이리하여 나는 작년 여름 방학 때 ‘천수반야, 천수화엄-광덕 스님의 『천수경』 이해’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아직 정식으로 발표되지 않았으나, 곧 발표되리라 믿는다.) 이 글의 내용을 다시 논문으로 개작(改作)한 것이 「천수경을 통해서 본 광덕(光德)의 회통불교(會通佛敎)」이다.

“자, 이제 해방이다! 숙제는 끝났다.”

그러고서 나는 내 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誤算)이었다. 스님의 법력이 나의 내부에서 나를 움직였기 때문이다.

나는 『천수경』을 좋아하고, 강의하고, 그에 대한 책을 내며, 이른바 ‘천수경 신행 운동’을 뜻한 적이 있었다. 1997년 가을, 전임교수가 되기 전의 일이었다. 그러나 교수로서의 내 삶은 학문적 생활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 문제는 내용적으로도 『천수경』과는 무관한 내용들을 연구하고 가르쳐야 했다. 이러다 보니 그야말로 ‘천수경 신행 운동’의 다짐은 옛 일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광덕 스님의 글을 읽으면서, ‘천수반야, 천수화엄’을 쓰면서, 나는 한없이 송구스러웠다. 한없이 부끄러웠다. 이 같은 참회는 스님을 통하여 『천수경』이 갖는 가치를 재인식함으로써, 가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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