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善惡)의 의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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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善惡)의 의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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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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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말기획/교학강좌

선이라는 것은 공동체라는 것이 전제되고, 그 공동체 안에서 선과 악이 결정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서로 대치하는 ‘A’라는 나라에서 무장공비가 내려왔다고 합시다. 그랬을 때, ‘B’나라의 군인들이 공비들을 죽였다고 한다면, 이러한 살생에 대해서 우리는 선이라고 해야 할까요, 악이라고 해야 할까요? 불교 윤리적으로 이러한 살생을 옹호할 수 있는 윤리적 기반이 있습니까?

B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선입니다. 공비를 그냥 두면 많은 B나라의 사람을 죽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B나라 사람 전체의 이익을 꾀하는 조건에서 봤을 때는 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즐거운 과보가 돌아갑니다. 그러나 A나라 입장에서 보자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공동체라는 뜻이 여기서 의미를 갖습니다.

지금 선과 악이라는 개념은 어디나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선이 아니고, 주어진 공동체 안에서의 선을 이야기합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우리가 소속된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전제로 한다고 했지만, 그 때의 이익이 우리를 넘어선 다른 공동체에도 이익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겁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고 계시는 지금의 이러한 ‘선악의 개념은 일단 상대적인 것이다’라는 것을 여러분들이 염두에 두셔야 됩니다. 따라서 윤리적인 개념은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완성된 선의 개념은 아니라는 겁니다. 선이라는 개념은 자신을 포함한 공동체 전체의 입장에서 봤을 때의 선이고 그것이 다른 공동체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꼭 선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지금 말하고 있는 선은 완성된 윤리적 가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초보적 입장에서 제공되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됩니다. 그 말은 무슨 뜻이냐 하면, 선이라는 윤리적 가치에 대해서 불교에서는 보다 더 심화된 가치를 추구해 들어간다는 겁니다.

그렇게 한 단계 더 심화된 윤리적 가치를 불교에서는 정(正)이라고 하고, 다시 보다 심화된 가치는 진(眞)이라고 하며, 여기서 궁극적인 것에 까지 나아간 것을 각(覺)의 윤리라고 부릅니다. 그럴 때 지금 우리가 속한 공동체 안에서도 선하지 못한 것이 정(正)의 윤리, 진(眞)의 윤리, 각(覺)의 윤리를 실현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선의 윤리를 완벽하게 실현하는 자가 정의 윤리를 실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라는 존재는 항상 큰 범위 속에서 사는 것은 아니죠. 직장, 학교, 회사라는 범위 안에서 선한 행위로 인정을 받으면 승진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것은 그 공동체 안에서 선이라는 조건에 맞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입장에서 봤을 때는 나쁜 행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어디서 극복이 되느냐 하면, 정(正)이라는 윤리 속에서 극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개의 사람들은 자기가 속한 공동체 안에서조차 악하게 살아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무슨 말이냐 하면, 그 공동체 안에서 자기만 잘 되기를 추구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살아가기는 힘들다는 겁니다. 우선 자기가 잘되고 보자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이라는 개념이, 절대적으로 추구해야 할 윤리 가치를 표방하는 개념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 선이라는 것이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실천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아무리 작다 하더라도 공동체 안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늘 고려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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