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문에 귀의하여 먹물 옷을 입은 지도 강산도 두 번 변한다 하는 어언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누가 나에게 스님의 본래서원이 무엇이냐고 굳이 묻는다면, 마음의 지침으로 생각하는 구절이 있는데 처음 발심한 마음을 초지일관하라는 “초발심시변정각이다.”라고 대답하고 싶다.

시간이 흐르면서 세상의 모든 사물도 사람들의 생각도 끊임없이 변해가지만 예나 지금이나 딱 한 가지 부처님 말씀을 세상에 전하고 사회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처음 부처님 말씀을 단발머리 소녀 당시 법사스님이셨던 무진장 스님이나 정우 스님께 들으면서, 학교에서도 부모님께도 배우지 못한 진리의 가르침은 신선한 감동을 주면서 가슴 깊이 다져지게 되었다.

법문을 들으면서 이렇게 좋은 부처님의 말씀을 세상에 전할 수 있는 스님이 꼭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조계사 학생회를 다니면서부터이다. 그 후 청소년 교화연합회와 수선회에서 활동하며 신심을 더욱 깊이 다져갔고, 먹물 옷을 입은 후에도 부처님 말씀을 세상에 전해야 되겠다는 즉 포교에 대한 일념은 변하지 않았다. 사회에서는 교육이 미래에 대한 가장 큰 투자라고 한다면 포교는 불교 미래에 대한 가장 확실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출가 전에도 와우정사, 묘각사, 화룡사 등에서 학생법회를 창립했고, 출가 후에도 어린이회 지도법사로 어린 불자들을 키워내는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했다. 특히 불광사 어린이법회 지도법사로 3년간을 지내며 어린 불자들에게 부처님 말씀을 전한 시간은 내가 젊은 시절에 한 일 중에서 가장 보람 있고 귀한 시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