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자의 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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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손자의 소생
  • 관리자
  • 승인 2007.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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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믿음 나의 다짐

1989년 10월 하순경에 일어났던 일입니다. 외손자가 태어나서 6개월쯤 되었을 때, 어린아이가 몸에 미열이 나고 기침을 약하게 해서 간단한 감기인 줄로만 알고 집 가까이 있는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며칠 동안 통원치료를 받았으나 별 차도가 없었습니다.

통원 치료를 받은 지 닷새째 되는 날, 담당 의사선생님께서 입원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그 병원에 입원을 시키고 1주일 정도가 지났으나 별 차도가 없고, 오히려 병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의사선생님 말씀이 “이 곳은 병원 시설과 장비가 열악하니 큰 병원으로 가 옮겨야 겠습니다.”라면서 본원의 담당의사에게 소개서를 써주었습니다.

처음에는 감기 정도의 대수롭지 않은 병으로 알았는데 더 큰 병원으로 옮기라고 하니 심상치 않은 병인 것 같아서 그 동안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있던 딸애로부터 친정인 제 집으로 연락이 와서 외손자가 아프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연락을 받고 아내와 함께 병원에 가려고 하였으나, 아내는 수은 중독으로 전신이 아파 활동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터여서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 병원에 달려갔습니다.

병원에 도착했더니 담당의사께서 “심장에 물이 생겨 주사기로 물을 뽑아내고 투약을 했습니다.” 하면서 경과를 말해주었고, 그 때 아기는 자고 있었습니다. 온 가족이 모두 놀랐지만 새록새록 잘 자고 있어 ‘차차 회복되겠지’ 하며 사위와 딸애를 안심시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이의 외가인 우리 집 식구들은 큰 병원으로 옮겨온 것이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아내는 매일 전화로 경과를 알아보곤 하였습니다.

그런 가운데 입원시킨 지 닷새째 되는 날에 연락이 오기를, 허파에서 물을 빼고 투약을 하는 것이 처음에는 효과가 있었으나 며칠 뒤부터는 치료 효과가 없고 의사 말씀이 ‘자기들이 가진 의학 지식으로는 더 이상 치료 방법이 없다’고 한다면서, 더 이상 일반 입원실에는 둘 수 없고 중환자실로 옮겨야 한다며 울먹였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더니 어린애는 이미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중환자실 앞에 사위와 딸애는 눈알이 벌겋게 충혈이 된 채 쭈그리고 앉아 시름에 잠겨 있었습니다. 저는 사위와 딸애에게 “사람의 목숨이란 천상천하(天上天下)에서 가장 귀중한 존재로, 죽음이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마음을 굳게 가지거라.”고 타일러 우선 마음의 안정을 갖게 하였습니다.

저는 여기서 이번에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병원’하면 아픈 환자들이 입원하여 치료를 받는 곳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병원에는 일반 입원실·응급실·중환자실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일반 입원실은 통원 처치만으로는 치료할 수 없는 환자들을, 응급실은 교통사고 등으로 시각을 다투어 빨리 조치하지 않으면 안 될 위급한 환자를 수용하고, 중환자실은 치료하여도 회복될 가망이 거의 없이 죽을 날만 기다리는 환자를 수용하는 입원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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