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에 “물에 빠진 사람 건져줬더니 보따리 내 놓으라 한다.”라는 말이 있다. 또한 우리들은 주변에서 이런 얘기를 흔히 듣는다. “어려웠을 때 도와 주었더니 성공하고 난 뒤에는 인사 한마디 없더라.”

이 말의 의미는 은혜를 모르는 배은망덕한 인간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이 속담을 좀더 곱씹어 보면 우리들은 남을 도와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어떤 스님이 자기는 남을 위해서 일을 할 때는 복 짓는 마음으로 한단다. 왜 그렇게 꼭 복 짓는다는 생각으로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자기는 속가에서 살 때 남을 위해서 무엇을 하는 것을 제일 싫어했단다. 절에 들어와 보니 출가 자체가 남을 위한 삶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남을 위해서 무엇을 하려고 하니 세속에서 익힌 습(習)이 하루 아침에 벗겨지지가 않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을 이렇게 고쳐 먹었단다. 남을 위해서 일을 할 때는 나의 복이 그만큼 높아 간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이해가 가는 말이다. 그렇지만 출가자로서는 옳은 생각이 아니다.

금강경 제 십일품 무위복승분(無爲福勝分)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수보리야, 내가 이제 진실한 말로 너에게 이르노니,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 저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찬 칠보를 가지고 보시에 쓴다면 얻을 바 복이 많겠느냐.”

수보리가 말씀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