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누구나 내 형제 자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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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누구나 내 형제 자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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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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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식 탐방 -전북 부안 내소사 혜산 스님

내소사 울울한 송림(松林)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면서 그야말로 산하대지가 설법한다는 말뜻이 어렴풋이나마 가슴으로 다가온다.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뿐만 아니라 법당도 설법을 하는 듯하다. 단청은 세월 속에 스러지고 나뭇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법당의 아름다운 꽃문살, 새로이 신축되고 있는 선방에서도 부처님의 법음이 새어나오는 것 같다. 무설전(無說殿)에서 혜산 스님을 뵈었다.

내소사가 이렇게 좋은 절인 줄 몰랐습니다. 스님의 원력으로 중창불사가 이루어졌다고 들었습니다. 내소사와 인연이 깊으시지요?

“내소사 지장암에서 중이 되었으니 내소사가 출가본사라고 할 수도 있지요. 지장암에 있으면서 내소사에서 다례제를 할 때마다 절이 어찌나 퇴락했는지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때 ‘인연이 되면 내소사를 복원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우연히 83년말 내소사 주지소임을 맡게 되었고, 취임 즉시 10개년중창불사 계획을 세웠지요. 불사를 하다보니 할 일이 자꾸 생겨 기간이 길어지게 되었는데, 내년이면 선원이 완공되어 중창불사가 일단 마무리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형불사이고 이제는 참부처 만드는 알짜 불사를 시작, 출가자와 재가자들이 참선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바라지할 생각입니다.”

스님께서는 해안 큰스님을 도와 오래 전부터 열성적으로 재가불자의 수행을 지도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야 보필하는 정도였지요. 서울로 대전으로 부산으로 광주로 전국을 다니시는 스님을 모시고 다니느라 힘은 들었지요.

참으로 은사스님만큼 중생구제에 심혈을 기울이신 분도 없으실 겁니다. 요즘 단기출가니 하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사실 재가자들을 위한 단기특별수행정진법회는 은사이신 해안 큰스님께서 이미 30여 년 전에 펼치신 것입니다. 지난 67년 ‘불교전등회’를 결성, 3주일 단위로 특별정진법회를 여셨습니다.

은사스님만큼 중생을 발심케 해서 정진하게끔 이끌어주신 분도 없을 겁니다. 은사스님께선 꼭 함께 가부좌를 틀고 앉아 분위기를 조성해주셨습니다.

선지식이 함께 정진하는 것과 아닌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선지식과 함께 정진하면 힘이 절로 납니다. 게다가 어찌나 간곡하게 설법을 해주시는지 듣고 있다 보면 눈물이 절로 나고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이 샘솟게 됩니다.

의심나는 점이 있을 때마다 여쭈면 언제 나 자비롭게 일러주셨지요. 은사스님을 시봉하면서 수행정진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제 일생의 보람입니다.”

해안 큰스님과는 출가하기 전부터 인연이 있으셨다고 들었습니다.

“학창시절 내 별명이 ‘양심의 벗’이었어요. 어릴 때부터 ‘진실한 인생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많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 발발한 전쟁으로 방안에서만 지낼 때 벽에 참진(眞)자를 써붙여 놓고 진실에 대해 몰두한 적도 있었지요.

진실을 찾아 교회도 다녔는데 아무리 기도를 하고 성경을 읽어도 답을 찾을 수 없는데다 성경의 앞 뒤 구절이 모순되는 점이 많아 목사, 교역자와 문답을 나누다 보면 그들은 말문이 막힐 때마다 ‘믿음이 부족하니 회개하고 기도하시오’라는 말뿐인지라 매우 실망스러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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