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생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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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생사관
  • 관리자
  • 승인 2007.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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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 스님 추모 법어

몇 백 년이 가도 나오기가 쉽지 않은 훌륭하신 스님이 가신 지 벌써 여러 날이 지났습니다. 원래 가고 옴이 없는 도리라고 합니다만 나이 칠십이 넘어서도 그런가 보다 생각하려 해도 그렇지가 않고 누가 돌아갔다는 소식을 접하면 마음이 안 됐습니다.

추모법회이니 만큼 어떻게 추모를 해야 좋겠는가를 몇 말씀 하고 큰스님과 지냈던 일을 생각나는 대로 얘기할까 합니다. 먼저, 부처님께서 이미 있던 종교와 사상 체계를 거부하시고 출가 수행하셔서 홀로 도를 닦아 깨달으시고는 부처님이 되신 가장 중요한 명분은 “생로병사의 고통을 벗어나야겠다”는 것입니다.

생로병사를 벗어나야겠다는 욕망은 다 같은데 당시의 풍토가 싯달타 태자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따로 가서 수도를 하셨던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내용은 우리로 하여금 생로병사를 있게 한 요인은 마음속의 번뇌 망상이고 나를 위주로 한 고정관념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나를 기준해서 지나치게 세운 기대가 어긋난다고 할 때 괴로운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뜰 앞의 단풍잎 하나 떨어지는 걸 보는 거나 흘러가는 구름 한 조각 보는 거나 다를 게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체험을 하신 게 부처님의 생사관의 특징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법화경에 보면 일생 대사는 생사라고 그랬습니다. 생사 사대라는 얘기가 하나의 화두로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79년간을 사시다가 열반하시기 석 달 전에 “내가 석 달 후에 열반에 들 것이니 그 전에 의심나는 게 있으면 모두 물어라”했습니다. 그 때 많은 대중들이 무척 섭섭해하고 애통해했습니다. 부처님을 신앙의 의지처로 삼고 살았는데 부모를 잃는 것보다 더 마음 아픈 그런 슬픔이었을 겁니다.

그 때 아난 존자가 대중을 대표해서 질문을 합니다.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첫 날 첫 말씀이 뭡니까? 나의 생사는 이제 끝났다. 나는 열반을 증득했다. 감로의 물이 흘렀으니 모두 와서 마셔라. 생사가 모두 끝났다고 하셨는데 왜 돌아가신다고 하십니까? 그 날 생사가 모두 끝났다고 하신 말씀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열반에 들지 말아야 할 것이고 열반에 드셔야 한다면 그 날 하신 말씀이 거짓이었다고 수정 발표를 하셔야겠습니다.” 하고 말하니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의 제자들아, 여래가 열반에 든다고 하여도 나의 제자가 아니요, 여래가 열반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도 나의 제자가 아니니라.”

우리가 얼른 봐서는 알아듣기 어려운 마지막 말씀을 남겨 두셨습니다.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고 그래서 불교가 알아듣기 어렵다는 그런 말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 말은 되씹으면 맛이 있다고 해서 불교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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