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은 부처님으로서 존경받아야 될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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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은 부처님으로서 존경받아야 될 사람들입니다."
  • 관리자
  • 승인 2007.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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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 스님 어록

- 이 글은 1985년 KBS '11시에 만납시다.' 대담 내용을 녹음, 편집부에서 정리한 것으로 두 회분 가운데 첫회분입니다. - 편집부

이계진 우리가 인생의 보람은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 좋은 말씀을 듣기 위해, 불광사의 큰스님을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스님 안녕하세요. 저도 절에 다닙니다만, 스님께서는 원래 불교집안에서 태어나신 겁니까?

스님 불교를 알고 나니까, 불교 바깥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만인은 불교 가운데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러나 한편으로 불교 안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는 뭔가 있다고 한다면, 저희 집안은 제가 출가할 무렵 모두 카톨릭이었습니다. 저도 성당에 나가고 있었고, 지금도 가족 중 많은 분들은 카톨릭 신자입니다.

이계진 불교에 대해서 잘 모르는 시청자들도 많이 있을텐데, 평범하고 쉬운 얘기들을 많이 해주셨으면 합니다. 먼저, 스님께선 카톨릭집안에 태어나셔서 왜 그렇게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스님 저는 카톨릭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럽게 신앙이 약했습니다. 제가 성당에 다닌 것은 어머님 뜻을 존중한다, 기쁘게 해드린다는 뜻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차차 책 읽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교회 나가는 시간이 줄게 되더군요. 어떻게 불교를 갖게 되었느냐 하는 것은, 너무 솔직히 털어놔서 부끄러운 내용이 됩니다만, 저는 솔직히 불교를 알고 절에 뛰어든 사람이 아닙니다.

책을 읽다가 건강에 무리가 와서 꼭 쉬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는데 어떤 고마운 선생님이 권유하시기를 “남아(男兒)가 한번 뜻을 세워서 무엇을 하려거든 참선하는 선방에 한번 가봐라. 참선을 하든 안 하든 구경이라도 한번 해보고 그 환경 속에 잠시만 젖어봐도 다른 데서 얻지 못하는 것을 얻을 것이다.”라고 하셨지요. 사실 저는 불교가 뭔지도 모르고, 더구나 선에 대해서는 더더욱 몰랐지요. 그때 나이가 스물넷인데, 한창 책 읽을 계획을 세우고 매일 그야말로 ‘독서업’에 종사하고 있던 시절인데, 용기가 안 나더군요.

그러나 건강상 책 읽을 형편은 못 되고 어차피 쉬어야 하는데, 용기를 얻어서 석 달을 작정하고 찾아간 곳이 부산 범어사였습니다. 그렇게 선방에서 공부하시는 걸 구경도 하고 설법도 듣고 하면서 차차 빠져 들게 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3개월을 작정하고 갔던 것인데, 가보니까 3개월이 지나도 해결 못할 문제를 만났어요.

어떤 것인가 하면, 그때만 해도 ‘인간’이라고 하는 것이 궁극적인 문제였는데, 그 당시 누구나 젊은 시절에 모두 그런 의문들을 가지고 있었을 거라 생각되지만, ‘무엇이 진실인가,’ ‘무엇이 정의인가,’ ‘무엇이 길래 나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복종을 요구하고 내 앞에 권위로서 대응하느냐,’ ‘그 정의와 진실의 궁극적인 것이 무엇이냐’하는 것에 대해서 추궁하면서 살던 시절입니다.

그런데 선방에 와보니까 바로 ‘인간’이라고 하는 문제를 규명하는 곳이에요. 그래서 ‘인간의 참모습이 무엇인가’를 파헤치고 거기서부터 우리가 일찍이 보지 못했던, 생각지도 못했던, 생각으로는 알 수 없는 무한의 세계, 절대의 세계랄까, 말할 수 없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생활하는 가운데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이계진 그거야말로 몸으로 느낀 것이 아니겠어요? 누가 그런 의문을 제기해 준 것도 아닐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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