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대소는 없어도작은 미소가 흐르던 시절
상태바
박장대소는 없어도작은 미소가 흐르던 시절
  • 관리자
  • 승인 2007.09.2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빛의샘 - 진짜 재미있는 일

스님들의 수행생활 속에는 희로애락이라는 감정의 굴곡이 거의 없다. 산문에 들어서면 부형어색(不形於色)하라. 얼굴에 좋고 싫은 감정을 나타내지 말라. 자기의 감정을 타인에게 들키지 말라. 즉 수행하는 데 있어서 쉽게 감정에 흔들리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늘 경구처럼 이 말을 지니고 살기도 하지만 스님들의 수행생활에 특별한 감정의 굴곡은 없다. 어쨌든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에 대해서 이리저리 생각해 보지만 눈물날 만큼의 재미도 나락과 같은 고통도 없이 밋밋한 것이 사실이다. 재가자들은 고락의 감정이 순간순간 확인이 되는 듯하다.

성공했을 때, 서로의 사랑이 확인되었을 때는 이 세상이 참으로 살아볼 만하다고 세상을 만만하게 보기도 하고, 나락과 같은 고통이 올 때는 세상은 고통의 세계 불만의 세계로 전락되고 구제해줄 대상을 찾아 헤맨다.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박장대소가 모자라고 작은 미소가 흐르는 작은 실수담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지금으로부터 십수년 전 산빛이 막 물들어 오를 즈음이다. 출가의 결단을 내리고 쭈뼛쭈뼛 산문에 들어서 행자로 있으면서 속진을 길러내고 있을 때이다.

재가로 있으면서 나름대로 신행활동도 열심히 했고 제법 불자행세도 했었다. 그러나 막상 출가해 들여다 본 절은 평상시 느끼지 못했던 출세간과 세간을 갈라놓는 마지노선 같은 중압감으로 대장부의 마음을 낸 나에게 주눅이 들게 했다. 그렇게 해서 출발한 행자생활이 보름 정도 지나서였을까 걸망을 맨 낯선 스님들이 오기 시작했고 사중이 갑자기 긴장감으로 휩싸이기 시작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