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살의 세계는 본 사람만이그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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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보살의 세계는 본 사람만이그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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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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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그늘에 살며 생각하며 / 한국화가 이송 최성규

이생에서는 그림으로써 요익중생(饒益衆生)하겠노라고 원을 세운 이송(以松) 최성규 화백. 그는 어린 시절 열심히 교회에 다녔다. 연말 교리대회에서 3년 연속 1등을 하자 주위에서는 그에게 신학대학에 가서 목사가 되라고 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시절 노장(老壯)내 대한 책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그 동안 기독교에서 가졌던 의문들이 노장으로 인해 폭발하더니 그의 눈은 갑자기 커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 동양철학과 코란 ? 힌두이즘 등을 공부했다. 그리고 불교와의 인연이라고 한다면 대학을 다니기 전 한 때 절어 들어가서 본『법화경』이 처음이었다. 50년은 훨씬 넘었음 직한 한글 투로 쓰여진 경전이었지만 앞에서부터 두 분 정도를 읽자 그 다음의 말씀들이 그대로 들어왔다. 물론 그 이전에 법화경이나 그 외 불교관계 책을 본 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전생이 없다고 한다면 이러한 일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리고 법당에 들어가 절을 하고 기도를 하고 참선을 하고 있으면 신이로운 현상들이 펼쳐졌다. 말로는 다 헤아릴 수도 설명할 수도 없는 기이한 일들이었다. 여러 불보살님과 신중님의 호위와 가피를 체감할 수 있었다. 전생을 기억할 수 있다면 그는 아마 분명 스님이었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미켈란젤로가 '신이여 나를 도구로 써주소서'라고 했던 그 말이 실감됩니다. 특히 불화를 그리다 보면 그것이 나의 힘이 아니다 싶은 때가 많아요. 그것은 분명 불사를 맡긴 불사 주최자의 공덕만큼 그려져요. 내가 그리는 것이 아니지요. 좋은 불화가 그려지려면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물론 잘 그려야 하지만 특히 그것을 주최하는 사람의 의식이 달라져야 해요. 그런 면에서 보면 특히 스님들의 의식이 달라져야지요.

오래된 우리의 불화들을 보면서 자주 그런 생각을 합니다만 그 불화들은 그냥 그린 그림들이 아닐 것입니다. 분명 불보살의 세계를 본 사람들이 그 세계를 도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 세계를 볼 수 있는 사람이 그림을 그린 것이지요. 특히 일반 감상용이 아닌 예배용으로 그려지는 불화라고 한다면 그 세계를 본 사람이 그려야 해요."

최성규 화백은 그러하기에 정진의 끈을 늦추지 않는다. 본 만큼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돈황의 벽화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는 그는 다행히 대학4학년 때 동방불교대학 통신강의로 불교를 제대로 공부할 수 있었고, 부처님처럼 스물아홉 살에 용봉 스님을 은사로 출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1994년 인간문화재이신 만봉 스님(89세)의 생신 날 여러 스님들의 증명하에 법제자로 건당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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