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있어도 매일 만나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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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있어도 매일 만나는 친구
  • 관리자
  • 승인 2007.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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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샘 / 우리들의 우정

요즈음 즐거운 일이 하나 있다. 햇차를 마시는 일이다. 출근하자마자 소꿉낭난 도구 같은 다기(茶器)를 책상 위에 쫙 펼쳐놓고 차 한 잔 마시는 재미가 이만저만 아니다. 더욱이 묵은 차를 마시다가 햇차를 마실 때의 그 넘치는 향기와 맛이란 흔한 말로 기가 막히고 저절로 하루가 뿌듯해진다. 이럴 때 소중한 친구가 곁에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 친구는 가까이에 없다. 부산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쉽게 만나질 못한다. 공주와 부산 간, 거리상으로야 버스로 몇 시간 정도 길이라 노력만 하면 쉽게 만날 수도 있지만, 게으른 탓인지 일 년에 한 번 만나기도 어렵다. 또 친구의 살아가는 방식이 일정하지 못해 어떤 때는 만나기는 고사하고 연락마저도 하기 어렵다. 친구는 장학생으로 대학교 4학년 1학기를 마치고도 눈 앞 졸업을 포기한 채 밑바닥 생활을 자청하였다. 때문에 삶 자체가 들쑥날쑥한 편이라 연락마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1학기만 더 마치면 졸업하여 번듯한 직장에 무난한 생활을 누리며 주변 사람들과 편하게 만나 지낼 수도 있었건만···.

그저 주어지는 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세상과는 거꾸로 밑으로 향하는 그 친구를 생각하면 무엇보다도 보살도(菩薩道)가 떠올라 내게 있어서 그 친구는 존경스럽기조차 하였다. 내 삶이 권태롭거나 나약해질 때, 그 친구를 생각하면 의욕이 되살아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게 천만 다행이었고 자랑이라면 아주 큰 자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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