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클어진 상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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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어진 상투
  • 관리자
  • 승인 2007.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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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불교강좌

  남김없이 멸함

 요즈음 우리 나라 남자들은 어찌보면 좀 덥수룩할 정도로 머리를 길게 기르게 되었습니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높이 치켜 깎고 머리기름(포마드)를 발라 곱게 갈라 붙이던 머리를 이제는 보기 어렵게 되었고, 포마드를 바른 사람이 오히려 촌스러워 보이게 되었습니다. 또 여자들은 곱슬곱슬하게 퍼머넌트를 해서 현대적인 시각으로는 혹 아름다울지 몰라도 요란스러운 머리 모양은 그리 단정해 보이지 않습니다.

  한일합방이 강제로 체결되어 단발령이 내리기 전까지 남자들은 머리를 정성들여 곱게 빗어 올려서 상투를(미혼 총각은 미혼 여자와 똑같이 머리를 땋아서 늘어뜨렸다) 틀었습니다. 또 여인들은 이마 가운데 반듯하게 가르마를 타서 양쪽으로 곱게 빗어내려 머리 뒤에서 쪽을 쪘습니다. 그리고도 쪽진 머리에 잔머리가 부수수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밀기름을 발라 잔머리 솜털까지 쫙 붙일 정도로 단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단정한 상투머리나 쪽진머리도 매일 곱게 빗어 손질을 하지 않으면 엉클어져서 오히려 혐오감이 나고 게을러 보이고 추잡스러워 보일 것입니다.

  세존 당시 인도에서도, 우리 나라의 상투머리와는 그 모양이 다르겠지만 남자들은 머리를 빗어 올려 상투를 틀었었나 봅니다. 이를 계발(계髮)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세존께서는 몸 밖의 상투머리, 마음 속의 상투를 대비시켜 마음 다스리는 지혜를 설해 주시었습니다. 세존께서 카필라밧투의 니그로다 동산에 계실 때, 영계라는 별명을 가진 브라만이 세존을 찾아 뵙고 공손하게 한 옆으로 물러나 앉아 세존께 여쭈었습니다.

  『밖에는 상투가 엉클어지고 안에는 마음이 엉클어져, 사람은 늘 엉클어짐에 괴로와 하옵니다. 이에 세존께 여쭈옵니다. 이 엉클어짐에서 능히 벗어날 자, 그는 누구입니까?』

  조용히 미소를 짓고 계시던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시길

  생각이 깊은 사람은 계(戒)를 지니고 마음을 다스려 지혜를 닦고

슬기로운 사람은 노력(精進)하여 그 엉클어짐에서 헤어나며

탐내는 마음과 성내는 마음, 그리고 어리석은 마음을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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