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받은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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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은 인생
  • 관리자
  • 승인 2007.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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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수기

  ꊱ 나의 고향 삼수갑산

  제 고향은 함경남도 삼수갑산, 갑산이라 하면 깊은 산골 살 수 없는 곳인 듯 알려져 있지만  저에게는 꿈에도 잊혀지지 않는 곳인 듯 알려져 있지만 저에게는 꿈에도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고향입니다. 메 높고 물 맑으며 철따라 꽃피고 새가 우지지는 갑산. 산등에서 피어오르는 뭉게구름 같은 꿈을 안고 저는 자랐습니다.

  5형제의 장남입니다. 아버지는 상업을 하셨고 생활이 부족한데 없이 넉넉했습니다. 6.25사변이 나자 부모님의 권유도 있고 자유의 천지를 찾아 정든 고향을 떠난 것은 바로 그해 1월 달 입니다. 아마도 그 산허리 밑에 구름은 지금도 빗겨 있을 것이고 마을 앞 시냇물은 소리높이 흐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부모님은 어떻게 계시는지 아직 살아계시기를 기원할 뿐 알 길이 없습니다.

  월남하면서 군에 입대하였고 4년간을 복무하다가 제대한 것은 전란이 끝난 다음 해인 55년 5월입니다. 제대 후 상업에 손을 대고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아직까지 순탄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30세에 결혼하여 지금은 21세가 된 딸과 18세 된 아들을 두었고 어느덧 저의 나이도 올해 55세입니다. 인생을 어지간히 산 나이가 됐습니다.

  이 나이가 되도록 성실 일자를 가슴에 담고 인생을 살아온 셈입니다. 오직 일만보고 앞만 보고 한눈 팔 줄 모르고 살아온 생애입니다. 종교도 모르고 부처님도 몰랐습니다. 다행히 아내가 부처님께 믿음이 있어 불사에 성실한 것을 미덥게 생각했을 뿐 제 자신이 종교를 생각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이제 불자가 되고 펜을 들어 인생을 회고해보니 저의 생애 가운데에는 부처님의 크신 은혜와 자비하신 가호가 일찍부터 있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감사할 따름입니다.

 

  ꊲ 처음 만난 법문 「우리는 햇불이다.

  저의 고향마을 뒷산에는 울창한 숲 사이에 큰 바위가 있습니다. 이곳은 마을사람 모두가 기원을 드리는 신성한 곳이기도 합니다. 저의 어머니도 매월 초하루 날이면 메를 지어 공양구를 장만하여 바위 앞에 차려 놓으시고 기원을 드렸습니다.

  어머님의 손에 이끌려 저도 거기 함께 절하고 엎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가족의 안녕과 장남이 저의 앞날을 기원하는 것이 역력했습니다. 아마도 어머니께서 살아 계시다면 지금도 그 바위 아래에서 기원을 드리고 계실 것입니다.

  저는 그 바위를 생각할 적마다 크신 성인 앞에 엎드린 느낌이었던 것을 생각합니다. 그만큼 바위에 바친 정성은 지금껏 저의 마음속 깊숙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 심정은 성장하면서 큰 변동이 없었습니다. 등산을 하게 되면 절을 만나고 절을 만나면 의례히 대웅전에 들어가 부처님 전에 예배 드렸습니다. 어렸을 때 바위 아래 엎드린 그 심정으로 말입니다. 그러던 적에게 햇빛 찾아오는 아침이 오고 나의 앞길이 훤히 열리는 날이 찾아온 것은 사뭇 최근의 일입니다.

  지난해 봄 마을 반상회 모임에서 들은 이야기라고 아내는 불교 믿어서 불치병을 고친 이웃사람 이야기를 전해왔습니다. 전부터 절에 나가고 부처님을 믿을 것을 간곡히 권해왔던 아내였기에 이웃사람의 신기한 이야기는 곧 저를 설득하는 좋은 재료가 됐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도 미적미적 마음을 내지 못하다가 마침내 용단을 내어 내자와 함께 불광 법회에 나간 것은 지난 해 6월입니다.

  그 당시 저는 심각한 문제에 부딪혀 있었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저의 육체에 엄습해온 병고가 문제였습니다. 골을 무겁고 신체의 말단부가 비대해지며 전신이 통증이 번갈아 오는 고통.

  그날에 스님의 설법은 저의 전 심신을 한 번 높이 들었다 논 것 같았고 저의 인생관을 바꿔 놓았습니다.

  종교라 하면 신비의 베일에 갇힌 애매모호한 것 같은 종래의 종교에 대한 인식을 180도 바꿔 놓았습니다.

  무엇보다 저의 두 눈을 번쩍 뜨게 한 것은 인간존재에 대한 해명, 즉 나 자신에 진실존재에 대한 해명이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 이 몸이 육체가 모두인 것으로 알았습니다. 정신이 있다 하지만 육체에 종속적인 것으로 알았습니다. 이 육체의 안정 정신에 편안을 얻기 위해 사는 것이 인생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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