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다 같이 만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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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다 같이 만나는가?
  • 관리자
  • 승인 2002.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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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다 같이 만나는가?]

꿈 많은 학창 시절이 끝나고 졸업을 하게 될 때면 정다웠던 친구들과 우리는 소박한 약속을 합니다. 사회에 나가도 우리 우정 잊지 말고, 꼭 자주 만나자! 하지만 졸업을 하고 갈 길을 가고 나면 말처럼 쉽게 만날 수가 없습니다. 지은 인연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공부 인연에 따라 가는 학교도 다르고, 취미에 따라 진학하는 학과도 다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친하던 친구도 예전처럼 자주 만나기 어렵고 만나더라도 만남은 잠깐, 이별은 깁니다.

죽음도 마찬가지입니다. 흔히 죽더라도 다음 세상에 같이 만나 영원히 지금 이대로 부모 자식, 부부, 친구로 지낼 수 있을 것을 원하지만, 그래서 그럴 수 있다고 가르치는 종교도 있지만, 부처님 가르침에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그 역시 지은 인연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사랑하던 사이라도, 아무리 좋았던 사이라도 그것은 지금 살고 있는 이 생에서만 그런 것이며, 한 번 삶이 바뀌면 가는 곳이 다르고 만남은 아득한 옛 일이 되고 만다는 것입니다.

내 가족, 내 사랑이란 어찌 보면 내 욕심이요 내 집착에 불과한 것인지 모릅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상대를 영원히 소유하고픈 욕망이 그렇게 표현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현실에 집착하는 분들일수록 영원한 행복에의 염원을 떠나기 어렵나 봅니다.

하늘 나라에서 다시 만나 영원을 산다고 하는 가르침이 맞는지, 아니면 한 번 헤어지면 다시 만나기 어렵다는 가르침이 맞는지 제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후자의 가르침이 맞다면, 지금 이 순간은 참으로 소중한 시간일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은 누가 뭐래도, 누가 무슨 말로 유혹하더라도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배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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