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존재는 각자가 자기의 인연에 따라 진리의 세계를 접하고 그 길을 걸어간다. 나의 경 우 불교를 만나게 된 동기가 육체적인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었다. 이는 불교 의 근본적인 깨달음의 추구와는 거리가 먼 지극히 기복적인 신앙심으로부터 시작됐다.
어릴 적부터 병약했던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특히 등이 아프기 시작해서 대학교 4학년 때 가지 거의 7년 간을 등의 통증 때문에 시달려야만 했다.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아보았지만 별 차도가 없었다. 육체적인 고통으로 인해 정신적으로도 신경질적이 되고 인생에 대해서도 염 세적인 면이 강했다.
스무 살 때부터 전국에서 좋다는 기도처는 소문을 듣는 대로 다 다니면서 열심히 염불기 도를 했지만 별로 달라진 것은 없었다. 마침내 대학 4학년 여름 방학 때 이 상태에서 계속 인생을 살아간다면 더 이상 삶에 희망이 없다는 절망적인 상태에까지 이르자 이판사판하는 심정으로 3천 배를 100일 하기로 결심하고 속리산으로 떠났다.
만약 이렇게 해서라도 부처님의 가피력을 얻을 수 없다면 그 때는 미련 없이 불교를 포기 하기로 마음먹고 어떤 일이 있어도 이 기간을 꼭 채워서 절을 하기로 했다. 그만큼 삶의 고 통에 대한 문제가 절실했었다.
처음 50일간은 묵언하면서 하루 평균 10∼13시간씩 절을 했다. 대부분의 불자들이 3천 배 를 하루 평균 6∼8시간에 하는 데 비하면 꽤 힘들게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렇게 3천 배를 하고 방학이 끝나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등의 고통도 더 이상 없었고 마음이 밝아져서 은근 히 이제 그만 둘까하는 유혹이 일어났다.
그래서 내가 어려울 때마다 지혜로운 통찰력으로 올바르게 이끌어주시던 대각해 보살님을 뵈러 갔다. 그 당시 나는 지칠 대로 지쳐서 몸무게가 53Kg밖에 안 될 정도로 야위었다. 게 다가 영양실조로 결막염 수술을 받은 상태여서 주위 사람들이 모두 나의 모습을 보고 "어디 아프냐?"고 묻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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