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상담실
이번 겨울은 예년에 비해 몹시 춥고 눈이 많이 왔다. 마침 절에서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였는데, 첫날부터 눈이 많이 내렸다. 이른 아침에 함박 쌓인 눈을 치우고 꽁꽁 언 손 으로 타 마시는 쑥차 한 잔의 향내가 온몸과 마음을 밑둥부터 따뜻하게 녹여준다.
과연 살아가는 데 있어서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지 않을수가 없 다. 동안거(冬安居) 일주일 동안 아침은 굶고 점심과 저녁공양 또한 죽비소리에 맞추느라고 몇 숟가락 먹지 못했지만, 그렇게 마음이 편안하고 배가 부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선방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노라니 부끄럽게도 삼매(三昧)에 빠지기 보다는 오히려 지 나간 날들의 상념(想念)이 순간순간 머리 속을 헤집고 지나간다. 문득 그들을 바라보고 있노 라니, 지나간 일들이 마치 찻잔 속의 설탕처럼 현재의 삶 속에 녹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는 흠칫 놀라게 된다.
그런데 묘한 것은 과거의 느낌과 현재의 그것이 꼭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당시에는 마치 천하를 얻은 것과 같은 기쁨을 주었던 일들이 나중에는 오히려 회한(悔恨)의 그림자 가 되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가 하면, 괴로워서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던 아픔이 지금에 와서는 즐겁고 흐뭇한 미소를 자아내게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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