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虛構)속의 진실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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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虛構)속의 진실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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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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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덕 칼럼, 꿈속의 꿈

가끔 소설이나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그 작품 자체는 작가가 만들어 낸 허구(虛構) 의 세계이지만 왜 우리들은 실지로 있지도 않은 말하자면 허황된 얘기에 빨려 들어가서 작 중 인물과 같은 심정이 되어, 울고 웃고 분해하기도 하고 흐뭇해하기도 하고- 무슨 조화 속 인지 모를 일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이런 느낌은 나뿐만 아닌 듯하다. 특히 여자들은 작품 속에 빨려들어가서 심취하는 정도가 남자들보다 더 깊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젊었을 때를 되돌아보면 문학소녀 .문학청년이라 는 이름으로 불리워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소설이나 희곡작품을 탐독도 하고 때로는 작품을 써보려는 생각까지도 가졌었던 사람들이 적잖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한때는 드라마가 쓰고 싶어서 신문사의 신춘문예에 응모한 일도 있었다."토끼 두 마리를 쫓다가 한 마리도 못 잡는다."는 속담이 생각나서 그만 두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나는 TV드라마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이제 시 력이 약해져서 작은 활자로 된 소설. 희곡작품은 여간해서 안 읽게 되지만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영화나 TV드라마는 보기를 즐기는 편이다.

일전에 TV '아침마당'이란 시간에 나와서 드라마에 심취한 정도에 대해서 얘기하는 주부들 의 발언을 듣고(좀 지나친 경우는 자신이 스스로 TV광(狂)이니 TV중독이니 자칭할 정도로 다른 일은 할 수 없을 만큼 푹 빠져들어 있는 경우는 문제지만) 대체로 공감이 가는 얘기들 이었다.

우리가 사는 인생 그 자체가, 현상계의 모든 것이 허망하기가 꿈이요, 허깨비요, 물거품요, 그림자요, 이슬.번개 같은 것이라고 부처님은 금강경에서 말씀하셨는데 그 가운데에서 또 우 리가 만들어 낸 소설. 드라마 등의 허구물이야 '꿈 속의 꿈' 같은 실로 허망한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줄곧 거기에서 무엇을 찾고 있다. 무엇을 찾고 있는 것 일까.

드라마에 심취된 한 주부는 말하기는 자기는 드라마의 줄거리가 재미있어서 본다고 했다.

따분한 자기의 일상생활 속에서 자기가 살아보지 못한 다른 삶의 전개가 신선한 재미를 준 다는 말이다.

한국은 아직 여성들에게 열려 있는 사회가 아니니까 드라마는 '꿈과 현실의 무지개 다리 구 실'을 해주는 것이며, 성격적으로 자아(自我)가 강하지 못한 경우, 또는 자기 생활이 약 할 때 너무 지나치게 심취하게 된다는 정신과의사의 심리해석도 있었다.

끝으로 드라마 제작자(작가)의 말을 들어보면 우선 드라마는 재미있어야 하고, 더 나아가서 는 재미 이상의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드라마는 여러 인생의 경험을 통해서 거기서 얻어지는 정화(淨化) 작용에 의하여 우리를 성숙케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드라마는 허 구이면서도 단순한 거짓말이 아니며 허구 속에 담겨진 진실을 찾는 것이라 했다.

허구 속의 진실 - 이것이 바로 작품에서 우리가 찾는 알맹이다. 작품속에 펼쳐지는 여러 인 생의 삶 속에서 따뜻함과 아름다움과 빛남과 성실함이 진한 감동으로 우리에게 와 닿을 때 우리는 찬탄을 금할 수가 없다. 때로는 작중인물들이 나 자신과 내 이웃들과 동일시되면서 괴로움과 아픔과 슬픔이 하나로 전달되어 눈물을 흘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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