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군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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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군의 최후
  • 관리자
  • 승인 2007.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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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원효성사

풍왕(豊王)은 막상 스승인 도침(道琛)화상과 마주하니 말문이 열리지 않는다.

"화상께서 어이하여 과인에게 등을 돌리는 거요?" "상감마마 소신(小臣)이 등을 돌리다니요?" "반심을 품었다던데 사실이요?" "반심을 품다니요? 소신이 어이 반심을 품겠습니까? 소신을 어여삐 여기시고 신임하시어 왜 국에 거센 파도를 무릅쓰고 귀국하사 조국광복을 위해 뜻을 함께 하신 상감마마에게 소신이 어찌 반심을 품으리까? 소신 비록 산문에 묻혀 세속을 잊고 살아왔사오나 조국이 나당연합 군에 멸망함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분연히 일어나 광복군을 일으켰던 것입니다. 아 직 나라를 되찾지 못한 이 마당에 소신이 어찌 상감마마에게 반심을 품겠습니까? 이는 어느 누군가의 중상모략일 것이오니 명철하신 안목으로 통찰하소서." 이를 듣고 있던 상감은 화상의 진심일 것이라고 여기는 한편 도리어 복신 장군을 의심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장막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복신 장군이 불쑥 나타나서 도침 화상을 쏘아본다.

"상감마마, 도침 화상은 진실을 외면하고 거짓말을 하고 있사옵니다. 신라의 원효에게 매수 당하여 우리 광복군을 연합군에 팔아 넘기려 하고서도 거짓말을 늘어놓아 상감마마를 현혹 하고 있사오니 속지 마소서." 도침 화상은 두 손으로 등뒤로 묶인 채 꿇어앉은 자세인데도 자세를 꼿꼿이 하여 복신 장군 을 쏘아 본다.

"바로 그대였구나, 상감마마에게 나를 제거하도록 그대가 사주하였구나. 복신 장군! 장군도 왕족이요. 왕족으로서 나라를 앗기고도 정신을 못차린단 말씀이요? 장군의 부왕께서 나라를 공고히 다지신 일을 잊고 있단 말씀이요? 나는 청산에 묻힌 사문(沙門)이외다. 그러나 나라 를 되찾기 위해 신명을 바친 몸이니 이래 죽거나 상관없는 몸이요. 기왕 광복운동을 일으켰 으니 적군과 싸우다가 떳떳이 죽고 싶소. 우리끼리 불화하다가 광복의 기회를 잃을까 두렵 기만 하외다." 도침 화상의 말은 백 번 옳았다. 그러나 복신 장군의 의지 역시 날카로워서 화상을 살려 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대왕마마 뭘 하시오? 화상의 세 치 혀에 독이 묻어 있음을 잊으셨소?" 풍왕은 실로 난처했다. 같은 왕족인 복신 장군의 말에 따르느냐? 아니면 스승이신 도침 화 상의 말을 믿느냐의 기로에서 방황하고 있었다.

이렇게 설전만을 거듭하기를 한나절. 풍왕은 마침내 지칠대로 지쳐서 뒷일을 복신 장군에게 일임하고 내전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이에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복신 장군은 휘하 장병에게 명하여 도침 화상을 기어코 시해하 고 말았다.

도침 화상은 실로 훌륭한 고승이자 학문과 무예를 겸비한 불세출의 충신이었지만 천시(天時)를 얻지 못하여 백제의 광복을 이루지 못하고 허무하게 세상을 뜨고 말았다.

도침 화상을 제거한 복신 장군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자기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풍왕마저 제거하기로 마음먹는다. 사실 풍왕은 무예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광복군을 이끌 만한 기질을 타고나지 못했으므로 광복군의 지휘는 자연히 복신 장군에게 의뢰하게 되었으며 복 신 장군은 군을 장악한 후 풍왕을 암살하는 준비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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