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가와 깨달음]
박사 학위를 받은 친구 몇몇에게 제가 물어 본 적이 있습니다. 너 이제 박사니까(적어도 네 분야에선) 뭐든지 알겠다... 그런데 이들의 대답은 의외입니다. 한결같이 '아는 게 아무 것도 없어!' 라고 대답합니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라! 이 말입니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박사 학위 따기 전까지는 박사는 대단한 것 같고 이것만 이루면 내 분야에선 그래도 한 가닥 한 것 같은데, 막상 따고 나면 정말 내가 아는 것은 아무 것도 없구나, 이제 막 시작이구나...
다시 말해, 박사는 '공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구나, 하는 것을 진실로 느낀다는 것입니다. 결국 남들이 우러러 보는 박사란, 학문의 끝이 아니라 이제 네 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다, 네 공부 방법이 박사를 이룰 정도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니 흔들리지 말고 네 세계를 가 보아라... 이런 것을 인정해 주는 정도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진짜 학문은, '박사를 딴 뒤부터'라는 것입니다.
인가도 이와 같은 것은 아닌가 합니다.
이제 이만하면 네 혼자 공부해도 되느니라. 그러니 누가 너에게 뭐라고 시비 걸더라도 흔들릴 필요 전혀 없느니라. 네가 가는 길은 바른 길이며 네 공부는 이제 궤도에 올랐음을, 네가 존경하는 너의 스승인 내가 인정해 주노라. 그러니 남의 시비에 흔들리지 말고 지금 이대로 꾸준히 매진해 나가거라. 그리고 마침내 더 큰 소식 이루어 일체 중생을 구제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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