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로 되고 만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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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로 되고 만 까닭
  • 관리자
  • 승인 2007.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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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연이야기

새 법우들의 인사말을 들어 보자면 어머니 따라 절에 갔던 인연을 말하는 이가 제법 많아서, 그들과는 사뭇 다른 나의 인연을 새삼 생각게 된다.

불교와의 만남 첫 번째

내가 기억해 낼 수 있는 꼬맹이 때부터 동대문 옆 창신동에서 살았다. 내 등판보다 더 넓적한 란도셀을 메고 학교로 가는 길은 두 갈래- 한쪽은 고갯마루가 하늘에 가 닿은 숨가쁜 고갯길, 밋밋한 다른 쪽 길에는 '안양암'이라는 절이 있었다. 절 문짝에 그려 놓은 귀신(금강역사)이 끔찍해서 6년 내내 이 길로는 다니지 않았다. 한겨울에 고갯마루에 서서 오뉴월 강아지처럼 할딱이며 그런 그림을 사람 다니는 그 길에 그려놓는 이들을 죽어라고 욕했다. 딱 부릅뜬 눈, 눈길이 마주쳤다간 머리에 구멍이 빵 뚫리고 말 거라고, 울러멘 주먹에 얻어맞았다간 콩가루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만남 두 번째

중학생이 되었다. 알면서 그랬는지 모르면서도 그랬는지 철학이라는 걸 좋아했다. 철학이란 진리를 찾아보겠다는 방법일 뿐 진리는 아니라는 걸 짐직하고 김이 빠져있던 고등학교 1학년, 『대머리 여가수』의 저자 이오네스코가 Zen (禪)에 대해 쓴 글을 읽었다.

"Who am I? What is in my heart?하고 물으면 사부께서 따귀를 때려주는 것, 정담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멍멍하던 귀가 확 뚫린 듯 후련한 것 같았다.

선이라는 게 불교의 한 갈래인 줄은 알겠지만, 불공이나 드려주고 팁 챙기기에 바쁜(?) 한국불교와는 무관하다고 여겨져서 일어를 배워 선에 관한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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