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향기를 전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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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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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 미주 한국불교의 개척자 삼우 스님

대담일 ·1995년 11월 16일 장소·불광 편집실

이번 호에 특별히 모시게 된 삼우 스님은 범어사 동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 한때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법회를 이끌기도 했습니다. 1967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불교포교를 시작하면서 선련사를 건립했고, 미국 시카고, 엔아브, 맨하턴과 멕시코 등에 선련사를 건립하는 등 한국불교를 세계화하는데 혁혁한 공덕을 쌓으셨습니다. 마침 도안(道安,멕시코 스님), 일조(一朝,캐나다 스님) 두 외국인 제자와 9월 16일부터 11월 22일 두 달간 한국학교 순례차 나오신 스님을 불광에서 모실 수 있었습니다.

대담자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95년 6월호와 7월호 월간 불광에 소개된 '미주 속의 한국불교'에 소개된 스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궁금했는데 이렇게 한국에 나오신 인연으로 뵙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 이렇게 두 분의 외국인 스님들과 함께 오셨는데….

삼우스님 네, 여기 계신 두 분의 스님은 제 제잡니다. 한국에 나오면서 함께 왔습니다. 3·4년에 한번 씩 이렇게 외국인 제자들과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 사람들에게 한국의 불교문화를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2개월에 걸쳐 불교 성지 구석구석을 돌며 한국의 불교를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이번에도 60여 개의 사찰을 순례 했습니다. 삼보 사찰과 5대 적멸보궁, 관음 문수성지, 그리고 삼보사찰과 구산선문들을 두루 돌았어요.

이 스님들이 많은 것을 보고 느낄수 있게 하려고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도보순례를 했어요. 암자들을 제외하고 웬만한 사찰들은 다 돌았습니다. 이 스님들에게는 이곳에서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모든 것이 그대로 한국불교 성지로 기억 될 것입니다.

대담자 한국에 처음 오신 스님들에게는 좋은 체험이 될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 이러한 일을 해오셨습니까.

삼우스님 1965년 한국을 떠난 이래 1982년 처음 이렇게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그때 이후 이번에 이르기까지 다섯 번째가 됩니다.

대담자 스님께서 미국에 건너가 포교를 시작하신 것을 햇수로 따져보면 30년이 가깝습니다. 한국의 불교도 그동안 많은 변화를 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희들은 국내에서만 있다 보니 한국불교의 현황에 대해 바로 보기가 오히려 쉽지 않은 점도 없지 않습니다. 한국에 오시어 이렇게 전국의 사찰을 순례하다 보면 오히려 불교현황에 대해 객관적으로 여실하게 볼 수 있는 점도 없지 않아 있으리라 봅니다. 글쎄요. 한국불교의 진단이라고 할까요. 스님께서 보시고 느끼시는 한국불교에 대해 한 말씀해 주시지요.

삼우스님 전통한국불교가 다시 태어나기 위해 몸부림쳐 오며 한국불교의 현대사를 장식해온 지 40여 년이 되지 않나 합니다. 현대 서구물질문명의 도전으로 그동안 한국불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재래 전통풍습이 무너져 거대한 탁류와 함께 흘러 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전통의 가치관이 세속의 가치관에 도전을 받고 있어요. 이러할 때에는 때를 기다리며 흐름의 속도가 느려지길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흐름이 완만해질 때 물도 맑아지고 밑에 있는 옥석도 보이는 것이지요. 썩을 것은 썩어야 합니다. 썩을 것이 썩지 않으려고 할 때 도리어 문제가 생깁니다. 봄은 언제나 겨울 한가운데서 시작됩니다. 역경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지요.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한국의 불교가 문예부흥기를 맞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동안의 권위주의와 형식주의를 벗어나 스님들의 자질이 발흥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노래 부르는 스님, 그림 그리는 스님, 음악하는 스님, 무용하는 스님, 글을 쓰는 스님…. 대중교화를 하겠다고 원을 세운 스님들도 얼마나 많습니까. 다른 분들은 이러한 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이 한국의 불교는 지나치게 출가 위주의 불교라는 데 문제점이 있는 듯 싶습니다. 스님과 스님 사이, 출가와 재가 사이에 대화가 부족하고 이는 자칫 출가 위주의 권위주의가 지배하는 수직사회를 만들기 쉬워요. 수직으로 이루어진 사회는 하나가 어그러지면 그대로 무너지게 되어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다양하고 청정하고 뛰어난 스님들이 많은데 그분들간에 상호 유대감이 없는 것 같아요. 다양성 속에서 서로 유대감을 갖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대담자 흔히 스님을 미주 한국불교포교의 개척자로 알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처음 개척한다고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게다가 역사와 종교문화가 다르고 사고방식과 생활환경이 다른 외국인을 대상으로 포교를 한다고 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님의 포교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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