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지난 호까지는 청법(請法)예의와 청법 그리고 청법(聽法)동작에 이어서 부처님의 설법이 시작되어 부처님께서 문수사리보살의 청법에 대해 '선재 선재'라고 말씀하신 바 의의를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계속하여 부처님의 설법내용과 이에 대한 강의 및 해설을 살펴보기로 한다.

선남자여〔善男子〕!

강의

선남자는 사회에서 하는 말로 진리의 행동을 하는 남자를 통칭함이다. 말하자면 착한 자(者)이고 좋은 자이고 잘하는 자다. 원각경(圓覺經)경계대로 말하자면 '이'에 '러'히 하는 남자이다. 적어도 '이'를 익히고 배우고 하는 남자이니 즉 삼보(三寶)에 귀의한 남자이다.

이 까닭에 부처님께서 '이러'히 하는 문수사리보살에게 선재 선재라고1) 찬사를 내리신 후에 다시 '선남자여' 하심은(문수사리보살이)2) '이'에 '러'한 행동자임을 인정하심인 동시에 문수사리보살의 물음을 전폭 지지하심이 된다.

해설

선남자란 '전세(前世)의 선인(善因)으로 금세(今世)에 불법(佛法)을 듣고 신행(信行)하는 공덕을 짓는 남자'내지 '불보살의 명호를 듣고 신심을 내어 염불하는 남자' 혹은 '도덕심이 강한 남자'를 뜻하고 여자의 경우 이를 선여인(善女人)이라고 한다 용성선사께서 '선남자는 도리를 순(順)하고 능히 강단(剛斷)이 있음을 말씀한 것'이라 한 해설3)은 위 용어 해설과 상통된다.

다만, 논란이 될 수 있는 것은 본 구절에서 왜 '선남자'만 거론하시고 '선여인'에 대해서는 언급함이 없으신가 하는 점이다. 위 강의에서는 선남자의 해설을 줄곧 남자에 국한하고 있어 여자는 제외되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해월당은 "선남자란 대승(大乘) 진리를 닦아서 원각(圓覺)에 들겠다고 일심으로 수도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여자일지라도 대승법을 닦아 원각에 들고자 수행하면 선남자라 할 것이다. 이는 원각경지에서는 남녀의 차별상이 있을 수 없고 일체가 적멸(寂滅)하여서 공상(空相)이라 적멸평등을 불법(佛法)의 근본으로 하고 있어서 중생 내지 사람을 선남자라고 한 것이다. 즉대승법에 의거해서 원각을 성취하고자 하는 마당에 남녀 차별상이 설 수 없다."4)고 하여 본 구절의 선남자는 남녀 구분없이 대승법에 의거 원각을 성취하고자 하는 사람 모두를 지칭한다고 해설하신다.

위 강의에서는 선남자를 일응 남자만을 통칭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으나 위 강의에서 선남자를 "원각경 경계대로 말하자면 '이'에 '러'히 하는 남자"로 해설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여기서 남자란 남녀의 차별상에 의거한 남자를 통칭하는 것으로 속단해서는 아니됨을 간파해야 할 것이다.